스웨덴 무역보험 EKN “볼보 차량 1,000대 값 반드시 받아내겠다”러시아·핀란드도 수십 년 묵은 北채권, 탕감 않겠다 밝혀…스위스만 유예
  • ▲ 지금도 평양 시대를 돌아다니고 있는, 스웨덴제 볼보. 외국인 전용택시로 사용 중이다. ⓒ유튜브 화면캡쳐.
    ▲ 지금도 평양 시대를 돌아다니고 있는, 스웨덴제 볼보. 외국인 전용택시로 사용 중이다. ⓒ유튜브 화면캡쳐.


    스웨덴 정부기관이 43년째 못 받은 북한의 빚을 반드시 돌려받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러시아와 핀란드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다만 북한과의 ‘채무조정’을 한 스위스만 상환을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3일 “북한에 매년 두 차례 채무 상환을 요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스웨덴 무역보험기관 EKN의 입장을 소개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1974년 스웨덴으로부터 볼보 차량 1,000대와 다른 물품을 수입한 뒤 대금을 갚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북한이 스웨덴에 갚지 않은 돈은 6억 크로나(한화 약 827억 8,500만 원)였다. 그러나 북한이 돈을 계속 갚지 않아 이자에 이자가 쌓이면서, 2016년 12월 현재 27억 크로나(한화 약 3,720억 7,500만 원)으로 불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입수한 EKN의 ‘2016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이 다른 나라로부터 받지 못한 돈은 모두 60억 2,000만 크로나(한화 8,305억 8,400만 원) 가운데 북한의 빚이 45%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는 쿠바의 빚이 많다고 한다. 이들 두 나라의 채무가 스웨덴이 빌려줬다 못 받은 돈의 76%나 된다고.

    EKN은 연례 보고서를 통해 “스웨덴의 채무국 가운데 돈을 단 한 번도 갚지 않은 나라는 북한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으로부터 반드시 돈을 돌려받겠다는 것은 스웨덴 정부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라며 러시아와 핀란드의 사례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북한이 진 빚을 탕감해주거나 줄여줄 계획을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고, 핀란드 수출신용기관 또한 “북한이 만기일에도 빚을 갚지 않았지만, 채무 불이행 처리한 금액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북한 채권국 가운데 그나마 스위스는 2011년 북한과 채무조정 협정을 맺었으며, 빚 갚는 것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11년 당시 1억 7,91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2,051억 원)이었던 북한의 빚이 스위스 수출신용기관(SERV) 보고서에는 1,79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205억 원)으로 기재됐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어 “그러나 이들이 북한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는 금융 전문가들의 주장도 덧붙였다.

    북한은 이처럼 유럽 각국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한 뒤 대금을 내지 않거나 차관을 빌린 뒤 갚지 않는 방식으로 국제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에 돈을 빌려준 국가나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한 국가들이 돈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지만, 국제 금융계 일각에서는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북한이 발행한 채권이나 다른 나라에 진 채무를 헐값에 사들여 ‘통일 이후’에 투자액을 회수한다는 전략을 가진 금융기관들도 있다. 만약 한반도 유사사태 발생 후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고 한국이 통일하면, 북한이 발행한 채권이나 해외에 진 빚을 ‘통일 한국’이 모두 갚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투자 전략이다.

    이와 유사한 투자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가 '엘리엇 펀드'의 중남미 국가 채권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