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北 태평양상 핵실험, 中지도부 경고에 따른 것” 분석
  • 지난 9월 1일과 9월 4일 美상업용 인공위성이 촬영한, 北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만탑산 일대가 무너진 모습이 보인다. ⓒ美38노스 공개사진.
    ▲ 지난 9월 1일과 9월 4일 美상업용 인공위성이 촬영한, 北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만탑산 일대가 무너진 모습이 보인다. ⓒ美38노스 공개사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시험장 일대의 산이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은 지난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뒤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국 과학자들이 이번에 내놓은 경고는 그냥 넘길 수준이 아니다.

    中지질연구원 과학자들이 지난 9월 말 베이징을 찾아 북한이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더 하면 인근 산들이 무너지면서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를 했다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SCMP는 “中지질연구원 과학자들은 중국에서 불과 80km 떨어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가 붕괴할 경우 일어날 위험에 대해 보고했다”면서 “이는 북한이 지난 9월 3일 6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중국 원로 핵물리학자가 ‘북한이 또 이곳에서 핵실험을 할 경우 일대 산들이 붕괴하면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SCMP는 “中과학자들의 브리핑이 있은 이틀 뒤 리용호 北외무상은 유엔 총회에서 ‘북한은 태평양 상에서 가장 강력한 수소폭탄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산악지대의 붕괴 위험성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 전략을 바꿨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 SCMP는 “中베이징 브리핑을 추진한 中지질학계 원로 ‘자이밍궈’에 따르면, 이 브리핑에 참석한 中공산당 지도부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매우 우려했다”면서 “자이밍궈는 해당 브리핑이 매우 크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시다발적 접근과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홍콩 SCMP는 中베이징 브리핑에 참석했던 지질학자 ‘펭펭’을 인용, 북한 지질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리동식은 북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사고가 더욱 우려된다고 전했다.

    홍콩 SCMP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때 폭발력은 100~200kt급으로, 풍계리 일대에 강력한 진동을 초래했다”면서 “북한은 그 전에도 이곳에 지하 2km 깊이의 갱도를 만들어 5번의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SCMP에 따르면, 中지질학자들과 대기과학자들은 북한이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또 실시할 경우 일대 산들이 무너지면서 지하에 있던 방사능 물질들이 화산재처럼 대기 중으로 퍼지게 되고, 이런 방사능 낙진은 바람을 타고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홍콩 SCMP는 中지질학자들을 인용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산들이 무너지고, 우리가 대기 중에 퍼진 방사능 물질을 탐지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것으로 인민들은 공포와 분노를 정부를 향해 돌릴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지켜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만탑산 일대가 6차 핵실험 이후 광범위하게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은 9월 초순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일부 해외 언론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 풍계리 일대 산악 지역이 완전히 붕괴될 가능성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26일에는 제주에서 열린 포럼에서 대한지질학회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반경 1km 지역의 갱도가 무너져 100m 크기의 씽크홀이 생겼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中지질학계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산악의 붕괴가 심각해질 경우 중국과 한국 지질학자들의 주장대로 방사능 물질이 대기 중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풍계리발 방사능 물질 때문에 중국, 일본 홋카이도, 러시아 베링해협 일대, 미국 알래스카와 서해안 일대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