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싸늘... 한국당 "국회의원 지독한 갑질, 윤리위 제소 검토" 정회 요청
  •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을 향해 "방송을 강간한 강간범, 사람도 아니다"라는 극언(極言)을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31일 오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방통위 종합국정감사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날 국감 초반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방문진 국감 당시 여당 의원들이 고영주 이사장을 향해 무리한 발언을 했는데 이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대출 의원은 지난 27일 고영주 이사장과 설전을 벌여 논란을 빚었던 신경민 의원을 향해 "국감을 밝은 분위기에서 시작하자"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신경민 의원은 "국감에 증인으로 와서 한국당 의총장에 가면 안된다는 것은 상식인데, 고영주 이사장은 (공영방송 이사장으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한 것이고 중립성과 객관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어 "방송장악이라고 일부에선 얘기한다만 국민 그 어느 누구도 이 사태를 방송장악이라고 공감하지 않는다"며 "그러니까 한국당도 국감 현장으로 돌아온 것 아닌가"라고 강변했다.

    문제는 이어진 신경민 의원의 발언이었다.

    "그 당시 위원장이 저였는데, 저한테 고영주 이사장이 똑바로 하라고 하더라. 사실 대통령 혹은 장관도 이 자리에 오면 위원장 말을 듣게 돼 있는데 고 이사장은 법을 위반한 것이다. 내가 하나 실수한 게 있다면 고영주 이사장을 사람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신경민 의원은 거듭 "고영주 이사장을 사람으로 생각했던 것이 내 잘못"이라며 "고 이사장은 10년 간 방송을 추행하고 강간했던 강간범"이라고 폭언을 던졌다.

    나아가 신경민 의원은 "당시 추행범이 저를 성희롱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한국당이 고영주 이사장 편을 드는건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니 그냥 국감이나 하자"고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과방위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은 한숨을 내신 뒤, "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양 당의 간사로 서로 늘 대화를 나눠야할 분께서 저런 말씀을 하시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박 의원은 "신경민 간사께서는 그 기관 증인에 대해 개인 잣대의 판단 근거는 갖고 계실 수 있지만, 여기는 엄중한 국회 상임위 자리"라고 강조했다.

    박대출 의원은 "개인 불만은 있을 수 있지만 한 분의 인간에 대해 '강간범', '추행', '사람도 아니다'라는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해서 국회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윤리위에 정식으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법 제 46조는 국회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차근차근 말을 이어나가던 박대출 의원은 감정이 북받친듯 "서로 판단이 다른 것인데 민주당은 고영주 이사장에 불만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평생을 공안검사로 신념을 가지고 살아온 고 이사장을 존경하는 분이 얼마나 많은 지 아시느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어 "서로 정치적 견해, 이념, 사상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질 수 잇지만 인격적인 예우는 좌우, 여야에 따라 구분돼선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며 신상진 위원장을 향해 정회를 요청했다.

    신상진 위원장 역시 "여기 나오신 증인들은 그 위치나 일 때문에 나와 계신 것인데 개인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모독하는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상임위가 증인을 모독하는 장이 아니라 해당 건에 대해서만 냉정하게 판단하고 따지는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김정재 한국당 의원은 신경민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회의원인 저조차도 일부 의원의 지독한 갑질을 견디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정재 의원은 "어떻게 기관 증인에게 '사람이 아니다'는 발언을 할 수가 있나? 단순 의총에 참석했단 이유로 강간범이라고 하는 것은 지독한 갑질"이라며 정회를 다시 한번 요청했다.

     

  • 27일 방문진 국감 현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7일 방문진 국감 현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