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의혹 부정…미사일 계속 생산 의지는 그대로
  • 알 자지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이란에게는 사거리 2,0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필요없다"는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의 자파리 사령관 보도화면 캡쳐.
    ▲ 알 자지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이란에게는 사거리 2,0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필요없다"는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의 자파리 사령관 보도화면 캡쳐.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우리에게는 사거리 2,000km 미사일이면 충분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들은 “美정부가 제기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의혹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英로이터 통신, 카타르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소장이 국영 프레스TV에 출연해 ‘우리 미사일의 사거리는 2,000km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최고 지도자의 뜻이라고 밝혔다”고 보고했다.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소장이 말한 ‘이란 최고 지도자’는 이란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의미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 정규군에서 갈라져 나온 종교 친위대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소장은 프레스TV에 나와 “우리는 이미 사거리 2,000km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적의 주요 목표물을 충분히 타격할 수 있다”면서 “이 정도로도 이란을 방어하는데 충분하며, 우리 주변에 있는 미국의 무력에 충분히 대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소장은 이어 “적들이 이란을 노릴 경우 그 대가는 클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미사일 비행거리를 늘릴 능력이 충분하지만, 현재 이란 주변에 있는 미국인들과 그들의 편에 선 국가들의 침략에 대응하기에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소장은 또한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란과 전쟁이 일어날 경우 자신들이 패배자가 될 것을 알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고 한다.

    ‘알 자지라’는 “자파리 소장의 발언은 이란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연장보다는 그 정확도와 파괴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날 발언에서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것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알 자지라’는 “이란이 밝힌, 사거리 2,000km의 탄도미사일로는 美본토를 공격할 수는 없지만, 미군 기지가 있는 곳을 비롯해 중동 대부분을 공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 자지라’는 “지난 30일(현지시간)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국회 연설을 통해 ‘국가방어를 위해 미사일 생산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아야톨라 하마네이 또한 지난주 ‘미사일 개발을 비롯한 국방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란의 이 같은 태도는 최근 미국 정부가 ‘이란 측이 2015년 7월 맺은 핵합의에도 불구하고,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이라고 풀이했다.

    일부 외신들은 ‘신정일치 국가’ 이란에서 종교 지도자의 친위대인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사일 사거리는 2,000km면 충분하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핵무장과 연관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해대는 북한이 중동 지역의 이슬람 테러조직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고, 이란과는 무기 개발 파트너라는 점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美정부 또한 이와 비슷한 시각으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 美의회 또한 비슷한 시각이어서 올해 2월과 6월, 이란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