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 국회연설] 한국현대사 긍정평가… 자유통일 지지 '확고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4년 만에 우리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4년 만에 우리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년 만에 우리 국회를 방문해 행한 연설에서, 한국현대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자유통일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국회 연설에서 연설의 대부분을 6·25 휴전 이후 자유대한민국의 발전상과 북한의 참혹한 실태를 대비하는데 할애했다.

    이날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민이 자유를 위해 치렀던 엄청난 대가에 경의를 표한다"며 "한국의 많은 지역에 전쟁의 상흔이 남았으며, 이 아름다운 서울의 대부분은 초토화됐고 한국의 경제는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세계가 알다시피 이후 두 세대에 걸쳐 기적과 같은 일이 한반도 남쪽에서 일어났다"며 "한 평생이 채 되기도 전에,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의 반열에 올랐다"고 추어올렸다.

    그 증거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1960년과 대비해 350배 △교역량은 900배 증가한 것 △평균 수명이 53세에서 82세가 된 것 △여권 일부에서 적폐의 상징으로 지목하는 제2롯데월드 등 상징적 마천루가 도심을 채우게 된 것 등을 두루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발전상에 관한 관심을 드러냈다.

    경제적인 발전상 외에도 산업화와 함께 민주화도 함께 이뤄낸 우리 현대사를 향한 경의도 표명됐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즐겨 언급하는 최근의 이른바 '촛불혁명'은 일절 입에 담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적인 탈바꿈이 정치적인 탈바꿈으로 이어진 것은 정말로 큰 감명을 주고 있다"며 "한국민들은 첫 올림픽을 개최한 그 해인 1988년 자유총선을 치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37년 만에 처음으로 문민대통령(김영삼 전 대통령)을 배출했다"며 "몇 달 뒤면 23차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멋진 행사를 열게 된다"고 축하를 보냈다.

    우리 국민들이 국난을 맞이해 세계사에 유례가 없던 국민적 단합을 이뤄냈던 사례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위기에 처했을 때, 여러분의 손으로 수백 명씩 줄을 지어 가보와 행운의 열쇠 등 값나가는 물건들을 내놓으며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담보했다"며 "여러분들이 내놓은 부(富)는 단순한 금전적 가치를 넘어 정신적 업적이었다"고 감탄했다.

    이처럼 현대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일궈낸 발전상을 정치·경제·사회 각 영역에 걸쳐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화살을 북쪽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1953년 진격했던 곳으로부터 24마일 북쪽에만 미치고 있다"며 "기적은 거기서 멈췄다. 거기서 모두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번영은 거기서 끝나고, 북한이라는 교도국가가 시작된다"며 "오늘날 한반도에서 우리는 역사의 비극적 실험의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국현대사가 이뤄냈던 발전상과 대조되는 북한의 참혹한 현실로 트럼프 대통령은 △무보수의 장시간 강제노동 △수도·전기의 미비한 보급률 △100만 명 이상의 기아 사망 △높은 영유아 발육부진률 등을 거론했다.

    특히 "버려진 신문지의 독재자 사진에 얼룩을 묻히면, 이것은 그 사람 가족 전체의 등급에 수십 년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러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 등) 10만 명으로 추정되는 북한주민들이 노동수용소에서 강제노동을 하고, 고문·기아·강간·살인을 견뎌내며 고통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전쟁 전에는 (북한이) 기독교의 등불이었던 곳이지만, 이제는 종교인들은 기도를 하거나 종교서적을 보유했다가 적발되면 억류와 고문, 처형까지도 감수해야 한다"며 "북한 생활이 너무나 끔찍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정부관리에게 뇌물을 주고 해외에 노예로 팔려가기를 원한다"고, 북한의 독재 체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드러냈다.

    특히 북한 김정은을 향해서는 "북한은 당신 할아버지(김일성)의 낙원이 아니다"며 "누구도 가선 안되는 지옥(hell)"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자유세계와 독재체제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한반도에 방문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서게 된 자유세계의 리더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통일을 향한 확고한 지지를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쪽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삶과 국가를 꾸려나가며 자유와 문명을 성취한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부패한 지도자가 압제와 파시즘으로 자국민을 탄압하며 감옥에 가둔다"며 "실험의 결과는 도출됐다. 그 결과는 너무나도 극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1950년 한국전쟁 발발시 두 한국의 GDP는 거의 동일했지만, 오늘날 그 격차는 40배에 이르고 있다"며 "동일선상에서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40배 이상 성장했다"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압승을 판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 자유로운 하나의 한국을 꿈꾼다"며 "그날이 오는 날까지 우리는 방심하지 않고 눈길을 북한에 고정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