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 국회연설] "기다릴수록 위험만 증가하고 선택지 적어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를 방문해 본회의장에서 24년 만에 미국 대통령 국회 방문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를 방문해 본회의장에서 24년 만에 미국 대통령 국회 방문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지원이나 공급도 부정돼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다는 명목의 '햇볕정책' 자금이나,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목의 유엔기구를 통한 북송도 이 '어떠한 형태'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다. 본회의장 의석에서 연설을 경청하던 '햇볕정책'파의 미련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4년 만에 우리 국회를 방문해 행한 연설에서 "세계는 악정(惡政) 체제의 위협을 더 이상 관용할 수 없다"며 "힘을 합쳐 북한의 체제에 어떠한 형태의 지원이나 공급도 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거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지만, 북핵 위협의 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들, 중국과 러시아도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며 "북한 체제와의 외교관계를 격하시키며, 모든 무역관계를 단절하라"고 촉구했다.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를 찾아 행한 연설에서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 △대북 제재를 규정한 유엔안보리 결의안 준수 촉구 △명목을 불문한 대북 지원·공급의 전면 중단을 역설함에 따라, 유엔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을 명목으로 북한에 800만 달러를 우회 지원한 우리 정부는 당혹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이날 본회의장 의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던 '햇볕정책'파 의원들도 북한에 대한 지원·공급에 해당하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의 재개 △대북 지원을 통한 남북대화 추진 등의 미련을 버릴 수밖에 없게 됐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릴수록 위험은 증가하고 선택지는 적어진다"며, 하릴없이 햇볕(대북 지원·공급)을 내리쬐며 북한 독재 체제가 '두꺼운 코트'를 벗기만을 기다리던 과거의 '햇볕정책'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힘의 시대"라며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강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