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마닐라 모처서 만나, '굴욕 외교' 우려 제기
  •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동한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이틀만이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는 양국간 경제 교류를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5시 30분)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두 지도부가 필리핀 마닐라 모처에서 만난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에서 주목할 점은 한중 관계의 갈등 요소였던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해결 방안이다. 다만 청와대는 최근 중국과의 사드 논쟁을 피하고 있어 사드에 대한 거론없이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리커창 총리가 사드를 언급할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리커창 총리가 중국 경제 정책을 맡고 있어 사드 문제를 직접 다루는 입장은 아니지만, 최근 시진핑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사드 운용에 대한 강한 반발을 보인 데 따라 자국 정치에 보조를 맞출 수도 있다. 
    일각에선 한중 지도부의 연속된 회담이 소원해진 양국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굴욕 외교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리커창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고개를 숙이고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시진핑 주석과 회동에서 사드 보복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지 못했다. 시 주석이 43분 간의 회담 중 상당한 시간을 사드 반발에 사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 주석은 "양측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지켜야 한다"며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있어 양측은 역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한 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며, 양국 인민에 대한 책임을 지는 태도로 역사의 시험을 견뎌낼 수 있는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정상회담 장소 역시 논란이다. 사실상 시 주석이 자신이 투숙 중인 호텔로 문재인 대통령을 불러 회동했다. 청와대는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고 중국 측의 요청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청와대는 한중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이 같은 상황은 뒤로한 채 ▲문 대통령이 12월 방중하기로 한 점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시진핑 주석이 방한하는 문제 논의 등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청와대와 달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강화하는 마스터 플랜을 만들고 글로벌 문제에서 양측의 협력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