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홍 한발씩 물러섰나? 큰 갈등 없이 고요한 분위기 속 종료 文정부 의식 우선 '화합'에 무게… 서청원·최경환 징계 의총 안 열기로
  • ▲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왼쪽)과 홍준표 대표(오른쪽)가 13일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왼쪽)과 홍준표 대표(오른쪽)가 13일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박(친박근혜)계가 소집 요청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맥없이 끝났다. 당초 끝장 총회로 불리며 친홍(친홍준표계)와 친박계 사이의 충돌이 예상됐지만,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일부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한국당 의원 대부분이 지금은 대여(對與)투쟁을 위한 화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이해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김태흠, 박대출, 이완영 의원 등 친박계 의원 15명이 최근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복당한 8명 의원의 재입당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의총에서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치달으리라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의총은 고요 속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원 수석대변인 등 한국당 복수의 관계자는 의총 분위기에 관해 묻자 "조용한 분위기다" "대화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도 "대표에 대한 성토는 있지만, 잘 해보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다른 쪽으로 갈 여유가 없다"고 했다.

    여권이 적폐청산을 전면에 내걸고 박근혜·이명박 정권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이 반목과 갈등을 반복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준표 대표도 의원총회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한국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저들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정치보복특위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힘에 부친다"고 했다. 이어 "서로 정치적 앙금을 풀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의총 소집을 요구한 친박계 의원들 또한 당이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의총 소집 요구서에 이름을 올린 이완영 의원은 "서로가 용서와 화해를 해야 진정한 통합이 된다. 슬그머니 사람만 와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우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서는 한국당에 미래가 없다고 하니 대화합을 하며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친박계도 당내 화합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말 그대로 운영방식에 대한 쓴소리였다"며 "전반적으로 화합과 단합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의총은 그동안의 반목과 갈등을 용광로에 넣고 새 샘물 끌어내듯 의기투합해서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홍 대표도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로 상황이 끝났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복당파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 간의 이해가 이뤄졌다고 알려온 것이다. 

    한편 이날 서청원·최경환 의원 징계 건에 관한 이야기도 언급됐으나, 징계 요청을 처리하기 위한 의원총회는 열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홍준표 대표도 지금까지 의총 소집의 의자도 꺼낸 적이 없다"며 "당 대표로서 외나무다리를 건널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의총 소집해서 해결하는 것은 제 임기 동안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로써 친박계와 친홍계의 계파전 승부는 정우택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난 직후 열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준표 대표는 복당파 의원인 3선 중진의 김성태 의원을 원내대표 후보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박계는 유기준·홍문종·한선교 의원 등이 경선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