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서 한 청중의 질문이 뇌리에 꽂혔던 MB

"발전서 갈등 있었지만, 성과를 훼손해선 안된다는 공감대 있었다"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1.14 17: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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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에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정당에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왕적 권력의 전횡과 중우적 직접정치의 함정을 넘어, 의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대의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의회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바레인에서 현지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 청중의 질문에 만리타국에서 불현듯 고국 걱정에 깊은 상념에 잠기게 된 일화를 토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새벽(한국시각)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의 셰이크 이브라힘 빈 모하메드 알 칼리파 문화연구센터에서 현지 정부각료와 외교사절 등 사회지도층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이 특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이전의 산업혁명들이 무색할 정도의 대변혁이 오고 있다"며 "변혁의 시기에는 어제까지 통용된 원리·원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치 않는 본질적 가치는 붙잡되, 변하는 것에 대응할 새로운 방법을 창의적으로 찾는 것을 실용주의(Pragmatism)라 부른다"며 "내가 살아오면서 체득한 사고와 행동의 이치이자, 내가 이끈 내각의 국정철학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나는 대통령 재임 시절,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UAE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해, 지금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이웃나라 UAE는 석유매장량이 풍부한데도 포스트-오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레인 특강에서 굳이 이웃나라 UAE의 원전 수주·건설 사실을 소개한 것은 최근 문재인정권의 정치보복성 적폐청산 수사와도 무관치 않아보인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문재인정권은 시대 변화에 따른 물 부족 현상을 해갈하기 위한 4대강 사업, 자원외교, 해외원전 수주 등을 뭉뚱그려 적폐나 비리로 매도하고 있다.

심지어 UAE에서 열린 세계원전장관회의에 청와대 보좌관을 파견해, 이미 수주한 원전을 홍보하기는 커녕 이를 폄하하며 국내 탈원전 정책 추진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국익을 해치는 행위마저 주저하지 않는 문재인정권의 행태에, 바레인 현지 고위공직자 대상 특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UAE 원전 수주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이를 꼬집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강 후 제기된 청중의 질문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깊은 상념에 잠기게 했다.

이날 특강이 끝난 뒤, 현지의 고위관계자는 청중 질문을 통해 "한국에서 빠른 발전이 이뤄지는 동안 내부에서 정치적 갈등이 있었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사회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짧은 기간에 발전했고 서구식 민주주의가 도입되면서 여러 충돌의 여지가 있었다"면서도 "기업가와 정부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세대 간의 마찰도 있고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있지만, 국민들이 우리가 이뤄놓은 이 성과를 훼손해서는 안 되겠다는 공감을 갖고 있었다"며 "극단적으로는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우리나라의 발전 비결을 '기존에 이뤄놓은 성과를 훼손하는 극단까지 가서는 안 되겠다'는 사회구성원 간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점으로부터 찾은 것이다.

최근 사회통합을 파괴하고 우리나라의 기존의 발전상 모두를 부정하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적폐청산의 강압수사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만리타국에서 청중의 질문에 답하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 청중의 질문이 인상깊었던 듯, 이튿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강연이 끝나고 청중 한 분이 "빠른 경제 발전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이 많았을텐데, 어떻게 사회 발전을 이뤄냈느냐고 물었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오늘의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다"고 회상했다.

특강을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바레인 최초의 여성변호사로 61차 유엔총회 의장을 지낸 셰이카 하야 라시드 알 칼리파 전 의장과 마이 빈트 모하메드 알 칼리파 문화장관과 함께 마나마의 구 시가지에 위치한 복원 전통가옥에서 바레인 전통정찬으로 만찬 회동을 했다.

바레인 문화장관의 초청으로 진행된 이번 2박 4일 간의 해외 일정을 마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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