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野, 안철수는 채권 갖고 박원순은 채무 있어 朴이 힘들다는 상상"
  • ▲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해 4·13 총선 당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해 4·13 총선 당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장으로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경쟁자인 박원순 현 시장은 대선을 감안해 경남도지사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결에 자신감을 보였는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병두 의원의 이와 같은 전략이 야권의 대권주자들을 동렬에서 거론해 자신의 '정치적 체급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17일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차기 대권가도 △서울시정의 미진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출마 가능성 등을 들어 박원순 시장의 경남지사 '이동설'을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원순 시장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서울이라는 '작은 링'에 머물러 있지 말고 링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는 것은 박원순 시장의 미래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는 분들이 드리는 조언"이라고 밝혔다.

    서울은 인구 1000만 명의 대도시로 경기도와 함께 우리나라의 최대 광역자치단체의 하나이지만 '표 쏠림' 현상이 없어 대권가도에서 정치적 근거지로 삼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민병두 의원은 경남 창녕 출신인 박원순 시장이 고향으로 옮겨 출마해, PK(부산·경남)를 정치적 근거지로 삼으라는 조언을 한 셈이다.

    이날 민병두 의원은 박원순 시장 재임 중 시정(市政)과 관련해 미진한 지점도 지적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원순 시장 재임 6년 동안 서울의 출생률이 0.96%로 전국에서 제일 낮고,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더 많아졌다"며 "서울에서 가족을 구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이야기로, 사람의 가능성에 투자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야권의 대권주자가 대거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게 되면, 박원순 시장에게 불리한 지형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민병두 의원은 "야2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이 힘들다보니 안철수 대표를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내세우고 다른 당이 인천·경기도를 맡는 선거연대까지도 구상하고 있는 것"이라며 "2011년에 안철수~박원순 후보단일화를 할 때, 안철수 대표는 채권을 갖고 있고 박원순 시장은 채무가 있으니 채권·채무 관계 때문에 (박원순 시장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정치적 상상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국회의원은 서울시장을 나가려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되는데, 현재의 낮은 지지율을 갖고 국회의원을 그만둘 자유한국당 현직 의원은 별로 없다"며 "결국은 (원외인) 홍준표 대표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러면서 "민병두~홍준표 양자 대결이든, 민병두~안철수 양자 대결이든, 민병두~홍준표~안철수 3자 대결이든 이런 대결 구도를 희망하고 있다"며 "나는 (박원순 시장과는 달리 안철수 대표에게) 아무런 채권·채무 관계가 없고, 확실하게 미래를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민병두 의원의 자신감은 지난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 당시 서울 동대문을에서 홍준표 대표와 맞대결해 승리했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민병두 의원은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52.9%를 득표, 5선 고지에 도전하던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44.5%)를 꺾어 파란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당시 서울에서 가장 힘든 곳이고, 우리 당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곳을 일부러 선택해서 갔다"며 "2012년도는 홍준표 대표가 원내대표·최고위원·당대표를 했던 시절인데, 선거를 해서 내가 홍준표 후보를 정계은퇴시켰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