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김성태 다소 유리… 친박계에는 실익 없는 결론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정우택 원내대표의 후임을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내달 15일 실시된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4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2월 15일에 차기 원내대표를 뽑도록 말씀을 드렸다"며 "의원들도 동의해줬다"고 설명했다.

    내달 15일은 정우택 원내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날이다. 그간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경선 분위기가 조기과열됨에 따라, 잠재적 후보군의 선거운동을 양성화하고 보다 많은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내달초에 앞당겨서 선출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내달 2일 예산안을 통과시키고나면 현재의 원내지도부는 할 일을 다 마친 셈이니, 의사일정에 따라 정기국회 본회의가 열릴 7~8일 전에 의원총회를 소집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12월 2일에 예산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지금 예결위의 여러 모습을 보면 2일에 통과되기가 불투명하다"며 "2일이 지난 뒤에 여러 (국회의) 사정이 복잡한데, 우리 당은 선거 분위기로 가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정부예산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된다. 사상 초유의 예산안 강행 통과 여부를 둘러싸고 정국이 급랭되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질 공산이 높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당이 원내대표 경선에 돌입하게 되면 대여(對與) 원내(院內) 투쟁을 진행하기 어려워지므로, 일단 정기국회 의사일정이 끝나는 9일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또,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날 의총에서 예산안 처리 이후 전국 권역을 순회하며 문재인정권 규탄보고대회라는 형식으로 장외투쟁을 할 뜻을 내비쳤는데, 내달 15일로 원내대표 경선일을 결정한 것은 이를 감안한 측면도 있어보인다는 분석이다.

    원내대표 경선이 당초 당내의 예상보다 한 주 정도 미뤄짐에 따른 후보별 이해득실은 현재로서는 분명치 않다.

    현재 한국당 원내대표의 유력 후보군은 5선의 이주영 의원과 4선의 유기준·홍문종 의원, 3선의 김성태 의원이다.

    이 중 이주영 의원이 당내의 추대 움직임을 지켜보기 위해 다소 시동을 늦게 걸었기 때문에, 경선이 늦춰진 것은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확보된 측면이 있어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태 의원을 최대 수혜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관측대로 내달초에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정국이 냉각되거나 권역별 순회 장외투쟁이 열리면, 야성(野性)이 강하고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며 주목을 끌게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유기준·홍문종 의원에게는 별반 유리할 것이 없다는 전망이다.

    두 의원은 후보단일화를 해서 나서야 하는데, 경선이 늦춰짐에 따라 단일화의 시한도 따라서 미뤄진 것이나 다름 없어 한동안 단일후보를 둘러싼 혼선이 불가피하게 됐다.

    게다가 친박계 의원들을 노리는 검찰의 정치보복성 적폐청산 수사가 계속되면서, 친박 핵심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을 겨냥한 소환 시도와 불응 등이 지면을 연일 장식하게 되면, 아무래도 친박계에는 불리한 지형이 조성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