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 "홍 본부장이 강규형 이사에게 '용퇴' 권유" 폭로"강 이사가 물러나면 여야 이사진 구성 유지..고대영 임기 보장 가능"
  • 이른바 '적폐세력'으로 몰려 KBS기자협회에서 영구제명된 홍기섭(사진) KBS 보도본부장이 고대영 KBS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기 위해 강규형 KBS 이사에게 딜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KBS 3노조(이하 KBS공영노조)는 27일 배포한 성명에서 "지난 22일 홍기섭 보도본부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강규형 KBS 이사에 대해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당시 홍 본부장은 (강규형 이사에게) 강 이사가 사퇴하면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도 필요 없어지고, 언론노조 KBS본부가 파업을 접고 복귀한다는 말까지 했었다"고 밝혔다.

    KBS공영노조에 따르면 이날 홍 본부장은 "강 이사가 물러날 경우, 새 이사를 뽑지 않고 여야 구성을 5대 5로 유지할 수 있어 어느 일방이 맘대로 할 수 없게 된다"며 "이로 인해 고대영 사장의 임기가 보장될 수 있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마디로 홍 본부장이 '고대영 사장을 위해 강 이사가 용퇴(勇退)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었다는 것. 이에 강 이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자진 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홍 본부장은 28일 "강 이사가 먼저 의견을 물어와 자신의 사무실로 오라고 한 뒤 지금의 교착상황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던 것인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했던 게 외부에 알려져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KBS공영노조는 "앞에서는 적폐라며 홍 본부장에 대해 기자협회회원 자격을 박탈했던 노조원들이, 뒤로는 홍기섭 본부장을 통해 야권 이사 사퇴를 흥정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대체 무슨 권한으로 보도본부장이 야당 측 이사의 사퇴를 종용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가히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보도본부장이 야당 측 이사의 사퇴를 종용한 것이 말이 되는가? 무슨 권한으로 그런 말을 했는가? 보도본부장이 이사들을 통제할 수 있는 자리인가? 강 이사가 사퇴하면 본부노조가 파업을 접고 복귀한다니, 보도본부장이 본부노조와 무슨 거래를 했단 말인가?


    KBS공영노조는 "강 이사가 사퇴하면 추가 이사를 뽑지 않고 고대영 사장 임기를 보장할 수 있다는 말은 '정권 핵심 차원'의 기획이 아니고선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며 "홍기섭 본부장은 정권의 누구로부터 사주를 받았는지, 본부노조와 무슨 거래를 했는지 명백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

    KBS공영노조는 "KBS이사는 방통위가 각 당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에 제청을 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홍기섭 본부장 개인의 의견이나 행동으로 보지 않는다"며 "현 정권의 실세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홍 본부장이 자신의 영달을 위해 KBS를 정권에 바치겠다는 의도는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KBS공영노조는 "고대영 사장에게도 묻겠다"며 "자신의 임기 보장을 위해 정권과 거래하라고 홍기섭 본부장에게 시킨 것인지, 아니면 홍기섭 본부장이 맘대로 한 행동인지 대답하라"고 촉구했다.

    임기보장을 위해 정권과 거래하라고 홍기섭 본부장에게 시켰나? 아니면 홍기섭 본부장이 맘대로 한 행동인가? 대답하라. 충격적인 이번 사건을 종합해보면, 이런 의심을 떨칠 수 없다. 먼저 홍기섭 본부장의 말로 사장 임기를 보장하고, 본부노조가 파업을 풀어서 강 이사가 사퇴하면, 홍기섭 본부장의 말과 달리 새 여당이사를 충원시켜 사장을 사퇴시킨다는 시나리오 말이다. 정말 기막히지 않은가?


    다음은 KBS공영노동조합의 성명 전문.

    홍기섭 본부장, 강규형 이사 사퇴를 종용하다니

    홍기섭 보도본부장이 강규형 이사에 대해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 이사가 사퇴하면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도 필요 없어지고, 또 언론노조 KBS본부가 파업을 접고 복귀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홍기섭 본부장은 강규형 이사를 지난 22일(수)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전해졌다.

    홍 본부장은 강 이사가 사퇴하면 새 이사를 뽑지 않고 여야 구성을 5대 5로 유지, 어느 일방이 맘대로 할 수 없게 함으로써 고대영 사장의 임기는 보장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이사는 어떤 경우에도 자진 사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가히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보도본부장이 야당 측 이사의 사퇴를 종용한 것이 말이 되는가? 

    무슨 권한으로 그런 말을 했는가?

    강 이사가 사퇴하면 본부노조가 파업을 접고 복귀한다니, 보도본부장이 본부노조와 무슨 거래를 했단 말인가?

    앞에서는 적폐라며 홍 본부장에 대해 기자협회회원 자격을 박탈했던 노조원들이, 뒤로는 홍기섭 본부장을 통해 야권 이사 사퇴를 흥정 했단 말인가?

    더 심각한 것은, 강 이사 사퇴이후 추가 이사를 뽑지 않고 고대영 사장 임기를 보장한다는 것은 또 무슨 말인가?

    보도본부장이 이사들을 통제할 수 있는 자리인가?

    정권 핵심 차원의 기획이 아니고서야 이런 말이 나올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홍기섭 본부장은 정권의 누구로부터 사주를 받았단 말인가? 

    명백하게 밝혀라.

    당초 이 문제는 지난 주말, 보도본부에서부터 거론되었다.

    우리는 먼저 당사자인 강 이사에게 확인했다.

    본인은 세세히 밝히지 않으려 했으나 내용은 사실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이 사실에 대해 홍기섭 본부장은 강 이사가 먼저 의견을 물어 와서,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라고 한 뒤, 지금의 교착상황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지극히 개인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홍기섭 본부장 개인의 의견이나 행동으로 보지 않는다.

    KBS이사는 본부장이 어찌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KBS이사는 방통위가 각 당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에 제청을 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KBS이사들의 구성변화는 반드시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사안이 홍기섭 본부장 개인의 의견 수준이 아니라 정권차원의 기획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문제로 보이는 이유가 바로여기에 있다.

    더욱이 홍기섭 본부장은 현 정권의 실세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홍기섭 본부장에게 묻는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KBS를 정권에 바칠 셈인가?

    차기 사장을 노린다는 설도 들리는데 과연 그것 때문인가?

    해명하라.

    고대영 사장에게도 묻는다.

    임기보장을 위해 정권과 거래하라고 홍기섭 본부장에게 시켰나?

    아니면 홍기섭 본부장이 맘대로 한 행동인가?

    대답하라.

    충격적인 이번 사건을 종합해보면, 이런 의심을 떨칠 수 없다. 

    먼저 홍기섭 본부장의 말로 사장 임기를 보장하고, 본부노조가 파업을 풀어서 강 이사가 사퇴하면, 홍기섭 본부장의 말과 달리 새 여당이사를 충원시켜 사장을 사퇴시킨다는 시나리오 말이다.

    정말 기막히지 않은가?

    이번 사건은 마치 영화 속 공작정치를 보는 것 같다.

    이해당사자들이 겉으로는 적 혹은 동지인 척 하면서, 안으로 손을 잡거나 배신하는 음흉한 검은 거래 말이다.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실체인가?

    적폐 청산이란 이름으로 교묘하게 반대자들을 솎아 내고, 저항하는 자들은 이런 저런 구실을 내세워 창피주고 구속까지 하는 것, 이것이 촛불 혁명정부인가?

    감사원을 동원해 이사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까지 뒤져, 방송을 장악하려는 이 정권의 반민주적이고 야만적인 폭거가 낱낱이 드러나는 날, 국민들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한 줌도 안 되는 자리 욕심에 KBS를 정권에 헌납하고 출세하려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당신들 맘대로 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라.

    과거에 당신들과 같았던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가?

    역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는가?


    - 2017년 11월 27일 KBS공영노동조합



    [사진 제공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