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끼워팔기 식 뒷거래… 합의 없이 통과 불가"
  • ▲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동철 국민의당,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월 2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 협의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동철 국민의당,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월 2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 협의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는 입법 공조에 나서는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는 개헌·선거구제 개편 공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민의당은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민주당과 합심해 자유한국당을 압박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비례성 강화를 골자로 한 선거구제 개편'과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을 적극 추진하는 대가로 민주당의 예산안 통과에 합의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권력구조로 바꾸는 것은 우리 사회 모순과 적폐의 근본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약속했고 국회의장도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으니 여야가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우원식 원내대표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보조를 맞췄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은 국회에서 특위를 만들어 추진하고 있는 일"이라며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하자는 것은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가 똑같이 이야기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한국당이 큰 건수라도 잡은 듯 밀실야합이라 주장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의 정당성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조가 '밀실거래'이자 '야합'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과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이해관계에 따라 공조를 지속한다면 한국당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수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정치구태식, 밀실거래식 협상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개헌과 선거구조 개편 끼워팔기 식의 뒷거래"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꼼수정치, 구태정치는 조만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한국당이 116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헌은 여야 합의 없이 절대로 통과될 수 없는 사안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개헌에 있어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분권형 대통령제' 혹은 '이원집정부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또 선거구제 개편에도 부정적이다. 선거구제가 중대선거로 바뀌면 한국당 당선 가능성이 없는 호남 지역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나눠 먹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한국당 텃밭이었던 영남 지역은 민주당의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당이 반발하고 있음에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별도의 협의 채널을 가동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