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美, 우리 측에 아그레망 요청…긴밀히 협의 중”
  • 신임 주한 美대사로 내정된 '빅터 차' 美조지타운大 교수.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임 주한 美대사로 내정된 '빅터 차' 美조지타운大 교수.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월 마크 리퍼트 前대사가 퇴임한 지 열 달 만에 신임 주한 美대사가 임명됐다. 지난 8월 말 英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대로 ‘빅터 차’ 美조지 타운大 교수가 임명됐다.

    외교부는 11일 “美정부가 우리 측에 ‘빅터 차’ 주한 美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외교관 임명 동의)’을 요청해 왔다”고 확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주한 美대사 임명과 관련해서는 미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에서 ‘아그레망’을 하는 단계도 남았고, 이를 거친 뒤에는 美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인준도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美정부의 ‘아그레망’을 한국이 거절한 적이 없고, 북핵 문제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주한 美대사가 10개월 동안 공석인 점 등을 고려하면, 한미 간의 외교적 절차는 비교적 빠르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내 언론들은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이 이르면 금주 내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가 ‘빅터 차’ 주한 美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하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내정을 공식 발표하게 된다.

    한국계인 ‘빅터 차’ 교수는 1961년 美뉴욕에서 태어났다. 2005년 작고한 부친 故차문영 씨는 1954년 컬럼비아大에서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홍구 前총리, 이회창 前한나라당 총재와는 경기고 동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터 차 교수의 부친은 차문영 씨로 뉴욕 중심가에서 ‘아시안 하우스’라는 대형 골동품 상점을 운영했다. 모친은 줄리어드 음대에서 하프를 전공한 임순영 씨다.

    빅터 차 교수 주변에서는 그가 부모의 학구열을 물려받았다고 말한다. 차 교수는 컬럼비아大에서 정치학 학사와 박사, 英옥스포드大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어릴 적 한국말도 배웠다고 한다. 하지만 부시 정부 시절 한국 정부관계자와 만날 때는 영어로만 말했다고 한다. '동포'임을 강조하는 한국 측의 '감정적 호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빅터 차 교수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부시 행정부의 美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북핵 6자 회담 미국 측 부대표로 활동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현재는 조지타운大 교수 겸 美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언론은 그가 ‘대북 강경파’라는 점을 주로 강조한다. 빅터 차 교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1994년 위기 이후 25년 동안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면서 “앞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드는 비용은 중국이 대부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자주 했던 말로, 그가 주한 美대사로 부임하면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포기를 위한 압박에 주력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