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양국 민감한 문제 거론, 시진핑 코드 맞추기… 외교 문제 비화 우려도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중국 베이징 소피텔 호텔에서 열린 재중국한국인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DB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중국 베이징 소피텔 호텔에서 열린 재중국한국인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DB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중국 방문 첫 행사에서 난징대학살 희생자에 애도를 표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코드 맞추기'의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또다른 외교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중국 베이징 소피텔 호텔 7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재중 한국인 간담회 격려 발언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라며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중·일 전쟁 때 중국의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저지른 학살 사건을 일컫는다. 이 사건은 1946년 도쿄에서 열린 극동 군사재판에서 희생자가 15만 명 정도로 추산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중·일 양국에 역사적으로 민감한 문제일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예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중·일 간 첨예한 갈등 요소가 되고 있는 문제에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그것도 첫 일정으로 언급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한-중 양국은) 제국주의에 의한 고난도 함께 겪었다"며 "함께 항일 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왔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이 자리에는 독립유공자 후손들께서 자리를 빛내주고 계신다"며 "만리타향에서도 역경에 굴하지 않았던 숭고한 애국심의바탕에는 동지가 돼 준 중국 인민들의 우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초청한 독립유공자 후손 중에는 김산의 후손인 고영광 씨도 포함돼 있다. 김산은 평안북도 용천 출생으로 공산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공산청년동맹에 가입했다가 조선혁명청년동맹을 조직했고, 북경 고려공산당 창립, 조선민족해방동맹을 결성한 사람이다. 공산주의 잡지 〈혁명〉을 간행한 적도 있다.

    이같은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대한 '주파수 맞추기'의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정작 이날 시 주석은 자리를 비웠다.

    시 주석은 이날 난징 대학살 80주년 기념일을 맞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떠나 난징으로 향했다. 시 주석은 지난 2년 간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행사의 격을 높이면서 최종적으로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일본으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중·반일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로서 오로지 국민의 안보 불안 해소와 안보 위기 타개를 위해 일본 방문을 결정했다"며 "북중러 사회주의 핵동맹에 맞서 한미일 자유주의 핵동맹을 공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양국간 협력 강화를 논의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