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 보고서 “보상금 대신 받아간 곳, 北능라도 무역회사”
  • 해외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 북한 근로자들이 번 돈 대부분은 고스란히 김정은 주머니로 들어간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해외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 북한 근로자들이 번 돈 대부분은 고스란히 김정은 주머니로 들어간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외로 파견돼 외화벌이를 하다 숨진 북한 근로자의 산업재해 보상금을 북한 당국에 전달했지만, 이 돈이 유가족에게 갔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달러’로 전달된 돈은 아무래도 김정은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2일 “폴란드 노동부가 2014년 자국 조선소에서 근무하다 숨진 북한인의 임금과 보상금을 지급했지만, 이것이 유가족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폴란드 노동부 산하 고용근로감독청이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숨진 북한 용접공의 급여와 보상금을 어떤 북한인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폴란드 고용근로감독청에서 이후 조사한 결과 북한 용접공의 유가족이 돈을 전달받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해당 북한 근로자는 2014년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화재 사고로 숨졌다”면서 “VOA가 입수한 폴란드 고용근로감독청의 당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8개월치 급여와 보상금을 한 북한인에게 전달한 영수증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보고서에는 보상금을 수령한 북한인의 이름이 삭제처리 돼 있었지만 대신 북한의 인력송출 기관인 ‘능라도 무역회사’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는 2013년 北능라도 무역회사를 통해 북한 근로자 45명을 고용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 북한 근로자가 어떻게 사망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했다. 네델란드 라이덴大 아시아 센터가 2016년에 발표한 ‘EU내 북한인 강제노동: 폴란드 사례’라는 보고서에는 숨진 북한 근로자가 ‘전경수’ 씨이며, 건조하던 배 안의 탱크에서 파이프라인 용접을 하다 화재가 발생해 전신 3도 화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후송된 이튿날 숨졌다고 한다.

  • "예, 제가 보호자니까 보상금은 제가 알려드린 계좌로 입금하시면 됩니다." 김정은은 북한 근로자들의 피땀이 섞인 돈으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 제가 보호자니까 보상금은 제가 알려드린 계좌로 입금하시면 됩니다." 김정은은 북한 근로자들의 피땀이 섞인 돈으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9월 덴마크 국영방송 ‘DR’이 “폴란드 크리스트 조선소가 북한 근로자들을 대거 고용했고, 이들이 10척의 선박을 건조하는데 참여했으며, 그 중 6척이 덴마크 선적이었고, 한 척은 덴마크 초계함 ‘라우게 코흐’ 함이었다”고 보도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과 함께 일했던 조선소 직원들은 덴마크 D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근로자들은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고 가장 어려운 일들을 맡았다”면서 “마르고 작은 북한 근로자들은 폴란드 근로자들이 들어갈 수 없는 비좁은 공간에서 하는 작업에 투입됐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숨진 북한 근로자의 급여와 보상금을 대신 받아간 곳으로 지목한 北‘능라도 무역회사’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비용 조달을 위해 북한 근로자를 해외에 송출한 혐의로 2016년 3월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같은 해 12월에는 美재무부로부터, 지난 10월에는 英정부로부터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악질 외화벌이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