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주민들에게 자체 제작한 장비 판매…중국산보다 비싸”
  • 지난 1월 금산포 젓갈 공장 등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에서는 의외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춘 가정이 많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월 금산포 젓갈 공장 등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에서는 의외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춘 가정이 많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에서는 예상외로 태양광 발전 설비가 많이 보급돼 있다. 북한의 전력 공급이 엉망이다 보니 주민들이 야간 조명 등을 위해 궁여지책으로 중국산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 것이다.

    이를 본 김정은이 중국에서 자재를 들여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자체 생산해 주민들에게 팔고 있는데 중국산보다 비싼 가격이어서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태양광 조명등 수요가 늘자 당국에서 중국산과 유사한 태양광 장비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는데, 국산품이라면서 중국산보다 오히려 비싼 값에 팔고 있다”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말만 북한 제품이지 실상은 중국 부품들을 사들여서 단순 조립한 ‘짝퉁 중국산’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중국산 제품을 그대로 베낀 것인데도 가격은 더 비싸 주민들이 외면하자 당국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높게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막았다”며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을 상대로 태양광 설비 장사를 하는 것을 비판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상인도 “북한 무역회사들이 태양광 발전 패널을 대량 구입해서 들여가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 패널을 조립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중국 상인도 최근 북한이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 수입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중국산 태양광 발전 설비는 패널, 배터리, LED 조명 등을 모두 포함하면 가격이 1만 위안(한화 약 164만 5,800원) 가량 된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화교 상인은 “북한 사람들에게 태양광 조명등이 각광을 받지 시작한 몇 년 전에 이를 들여가 수입이 짭짤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북한 당국이 관세를 너무 높게 부과하기 때문에 해당 장사를 접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中화교 상인에 따르면, 최근에는 태양광 장비와 관련해 배터리가 주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태양광 발전 패널은 반영구적인 반면 배터리 수명이 길어야 1년 반밖에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中화교 상인은 “북한 도시 주민들은 이미 대부분 태양광 조명을 갖추고 있지만 농촌은 어쩌다 한두 집 정도만 갖추고 있는 실정”이라며 “농촌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 북한 당국이 태양광 장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신규 수요는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최근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수단이 사라지자 주민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 외화를 충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은이 손을 대는 사업마다 북한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어 그의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