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주 대사의 발언에 흥분하는 사람들

    Haiti에 봉사하고 싶어 올 사람은 "스스로 숙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만 오면 좋겠다"는 도미니카 주재 강성주 대사의 발언에 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흥분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는 강 대사의 그 발언이 참으로 그 상황에서 절실하고 진실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봉사하겠다는 마음은 아름답지만 봉사는 열정 하나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열정이란 때로 물, 불을 가리지 않은 순간적 흥분된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Haiti는 지금 인간의 존엄성이란 어휘가 무색할 정도로 처참합니다. 먹을 것이 없어 수많은 사람들이 진흙을 섞은 빵으로 연명을 하는 현실입니다. 구호물품을 받아가는 사람에게 덤벼들어 그 물건을 뺏어가는 무법천지입니다.

    비행기 요금만으로도 수백명 끼니 해결

    지금 그들을 도와주는 길은 물 한 모금이라도 덜 마셔주는 것입니다.
    밥 한 그릇이라도 덜 먹어주는 것입니다.
    인명구조할 인력도 필요하겠지만 무작정 몰려가는 사람들의 식사와 숙소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봉사활동의 기본입니다.
    그곳에 다녀오는 왕복 비행기 표 값이면 수백 명의 끼니를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무조건 가서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봉사가 가능한 게 아닙니다.
    수천, 수만 사람들이 길에서 잠을 자고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거리에 한국에서 도와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만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도미니카 강성주 대사에게는 크나 큰 짐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해해야 합니다.
    도미니카 대사관은 미국 대사관이나 영국 대사관 같은 규모와 달리 규모나 재정 등등, 여러 면에서 훨씬 소규모일 것입니다. 그야말로 Haiti사태 때문에 대한민국 대사관이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비난 퍼붓기보다 현지상황 이해부터

    현지 경찰이나 미군도 저지를 못하는 거리 약탈자들.
    약품이 모자라 죽어가는 환자들이 날로 늘어난다는 현실.
    상상을 초월한 이런 악조건 속에서 한국에서 봉사하겠다는 사람들이 밀려온다면 강대사가 그들의 안전이나 숙식 해결을 어찌 보장하겠습니까.
    비난을 퍼붓기보다는 그가 그렇게밖에 말 할 수 없는 절박한 상항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Haiti 난민들을 도와주는 길은 한 푼이라도 더 모아 그들이 배고픔을 면하게 하는 길입니다. 아픈 사람들이 약을 구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영국 7살 소년의 지혜

    영국의 7살 소년이 하루만에 22만 불 모금을 했습니다.
    런던 서쪽 풀햄에 살고 있는 촬리 심슨 소년은 TV화면에 나오는 Haiti이재민들의 참상을 보며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촬리는 음식과 물이 모자라 곤경에 처한 그들을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었습니다. 촬리 어머니는 아들에게 유니세프가 주선하는 5마일 자전거 타기 모금활동에 참가하라고 권했습니다.
    촬리는 자신이 열심히 자전거를 탈 테니 Haiti이재민들을 위해 돈을 모아달라는 소망을 온라인 기부 사이트에 올리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공원을 돌고, 돌고, 또 돌았습니다.
    어린 소년의 간절한 소망이 하루만에 22만 불을 모은 것입니다.
    이 사연을 접한 브라운 영국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7살 소년의 모금 노력에 답을 해준 이들에게 놀랍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냄비 흥분' 말고 지속적 방법으로 도와야

    순간적인 열정이나 흥분은 쉽게 달아오른 냄비처럼 쉽게 식어버릴 수 있습니다.
    7살 어린 소년, 촬스처럼 과연 이 시점에 내가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그것을 찾아 도움을 주는 차분한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