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제2회 CGV 영화 오래보기 대회'가 열리고 있는 영등포 CGV 현장을 찾았다. 무대 위 전광판의 숫자는 '8:31:17'를 넘기고 있었다. 낮 12시 25분 <워낭소리>를 시작으로 총 288명의 참가자가 릴레이 영화를 봐 온 시간. 오후 8시가 넘어 참가자들이 상영관 옆 복도에 모여 도시락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있었다.

  • ▲ '제2회 CGV 영화 오래보기 대회' 참가자들ⓒ CGV
    ▲ '제2회 CGV 영화 오래보기 대회' 참가자들ⓒ CGV

    한국기록원이 후원하고 CGV와 LG XNOTE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올해 2회째를 맞았다. 6만 명에 육박하는 신청자 중 191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참가자들은 오전 신체검사를 마친 후 대회에 임했다.

  • ▲ '제2회 CGV 영화 오래보기 대회' 참가자들이 벽면에 마련된 게시판에 메시지를 남기며 열의를 다졌다 ⓒ 뉴데일리
    ▲ '제2회 CGV 영화 오래보기 대회' 참가자들이 벽면에 마련된 게시판에 메시지를 남기며 열의를 다졌다 ⓒ 뉴데일리

    개인전 최연장자인 참가자 김병미(44세, 주부)씨는 “이 땅의 모든 40대 아줌마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힘찬 출사표를 던졌고, 지난해 도전했다가 32시간 만에 기권하고 1년을 벼른 끝에 다시 신청하게 되었다는 김모씨(24세, 대학생)씨는 “올해 졸업반인데 이번에 우승해 떳떳하게 이력서 경력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또, 지난 대회 우승자로서 현 한국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수민씨(28세, 대학원생)도 한국 기록 타이틀 사수를 위해 이번 대회에 다시 도전한다.

    이날 최종 참가자는 개인전 156명과 커플전 38명, 그리고 4~6명으로 이루어진 단체전 34명 등 총 228명(불참자 제외)이며, 마지막 한 명이 잠들 때 모든 대회가 종료된다. 지금까지 한국신기록은 68시간 7분으로 지난해 1회 대회에서 수립된 기록이다.

    탈락자를 어떻게 가려낼까?

  • ▲ 계단에 마련된 30여대의 캠코더는 진행요원들이 탈락자를 실시간으로 가려내는데 사용되고 있다 ⓒ 뉴데일리
    ▲ 계단에 마련된 30여대의 캠코더는 진행요원들이 탈락자를 실시간으로 가려내는데 사용되고 있다 ⓒ 뉴데일리

    좌석 옆 계단에 빼곡히 놓여있는 캠코더가 눈에 띈다. 진행요원들이 참가자들을 감시하기 위한 도구다. 이를 통해 5초 이상 눈을 감거나 대화를 나누는 경우, 영화 관람 중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등 장면을 증거로 탈락 조치된다. 약물 복용, 파스 사용 등 인위적인 행위로 눈을 감지 않게 하는 행위도 탈락. 영화 한 편이 끝나면 10분, 두 편이 끝나면 15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며, 이 휴식 시간 동안 식사와 용변 등을 해결해야 한다.

    대회에 앞서 50편의 영화 중 ‘가장 보고 싶은 영화’와 ‘가장 고비가 될 것 같은 영화’를 투표한 결과 가장 보고 싶은 영화’로 총 9,486표를 얻은 <국가대표>가 1위에 선정되었고, <전우치>(8,973표), <해운대>(6,713표), <7급 공무원>(5,381표), <여배우들>(3,915표)이 그 뒤를 이었다. 또, ‘가장 고비가 될 것 같은 영화’로는 <집행자>가 11,30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며, <홍길동의 후예>(11,061표), <여배우들>(10,402표), <낮술>(7,697표), <호우시절>(7,280표)이 그 뒤를 따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중 3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24일 CGV 관계자는 "20시간이 경과한 현재 141명이 남았다"며 "26일 오전에는 지난해 국내 기록을 깨면서 1등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중이다"라고 현장 소식을 전했다.

    한편, 도전자들에게는 푸짐한 경품과 상금이 눈길을 끈다. ‘개인전’ 1등은 200만원의 시상금과 XNOTE T-380 노트북을, 2등은 150만원의 시상금을, 3등에게는 100만원의 시상금을 준다. 또, ‘커플전’ 1위 조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골드클래스 관람권 4매를, 2위 조에게는 상금 50만원과 골드클래스 관람권 2매를 준다. ‘단체전’ 1위 조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CGV 영화관람권 20매를, 24시간 이상 관람한 참가자는 참가상으로 영화관람권 2장을 준다.

    한국기록원 김덕은 원장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번 공식대회를 통해 국내 영화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참가자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회는 26일까지 진행 될 예정이며, 그 전에 모든 참가자가 탈락할 경우 그보다 먼저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