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미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촉발시킨 것은 MBC-PD수첩이지만, 광우병 위험성을 증폭시켜 전국적 시위로 확산시키는 데는 다음(daum)의 아고라 등 인터넷 공간이 큰 역할을 하였다. 특정인이 왜곡된 정보를 올리면, 많은 네티즌들이 이를 퍼 날랐다. 이 내용에 또 다른 내용이 보태져 그럴듯한 새로운 유언비어가 탄생되었다. 이러한 유언비어들이 나오면 네티즌들은 뜨겁게 리플을 달고, 일부는 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나와 시위대열에 동참하였다. 21세기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인터넷 세계 1위인 대한민국. 그러나 인터넷은 휘발성이 강한 감성적 국민성을 자극하여 대폭발을 일으키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하였다. 

    미국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허위사실을 만들어 유포하는데도 인터넷 공간이 큰 역할을 하였다. MBC-PD수첩 등 언론의 보도 내용을 재가공하여 광우병 위험성, 정부 규탄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촛불시위 과정에서도 경찰이 과잉진압하고 시위대가 탄압당하는 것처럼 허위정보를 만들어 반정부 투쟁분위기를 확산시키기도 하였다. 인터넷 공간에서 시위대의 피해사실 유포는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촛불시위를 확대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IT강국으로서 2008년 미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경험했는지도 모른다. 대의제를 핵으로 하는 전통적인 자유민주주의제도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사건건 정부의 정책에 간섭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한 직접민주주의는 앞으로 점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인터넷 직접민주주의는 국민들의 의사를 정치에 직접 반영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여러 가지 문제점과 위험성도 안고 있다.

    인터넷 네티즌들은 적극적 참여자, 소극적 참여자, 방관자, 비참여자로 나누어진다. 이중에 적극적 참여자들에 의하여 인터넷상의 여론이 주도되기 때문에 국민여론이 쉽게 왜곡되는 결정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특정 인터넷 여론 주도자들의 의견이 마치 인터넷 상의 공론(公論)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토론공간에서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사람들을 악플로 몰아내는 행태는 국민들의 공론 형성을 방해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다중에 의한 민주주의방식의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직접민주주의가 독재 및 전체주의 지도자들에 의해 많이 악용되었다. 수만 대중들이 모인 광장에서는 진지한 토론이나 합리적 의사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선동에 동조될 가능성이 높고 이성보다는 감성에 지배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미성년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어 이성보다는 감성에 지배되는 경향이 많다.

    어쨌든 인터넷을 통한 여론형성이 실제 국가정책에 미칠 영향이 중요한 만큼,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정립하는 것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는 예의범절을 무시하는 악플·욕설 등 저급한 측면이 많다. 이러한 인터넷 문화는 실명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제도상 미비점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사회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치실명제·행정실명제·금융실명제 등을 시행하는 것처럼 인터넷도 실명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초·중·고 등 어린 학생들이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는 만큼 올바른 인격과 국민정신을 함양하고, 건전한 인터넷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인터넷 윤리교육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