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죽으면 영웅, 살면 죄인이냐...유치한 대한민국 정신차려야
  • 죽으면 영웅, 살면 죄인?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미국의 9.11 사건 등, 테러는 말 그대로 테러입니다. 지구상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자살테러단 등등, 그들을 사전에 대비하고 방지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테러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고, 경계태세 부족, 근무태만이라 한다는 데, 경계태세 부족은 지난 1, 2년 사이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대부터 시작된 군의 분위기 탓이었습니다.
    연평도 사건이 증명해 주듯, 북한군의 기습을 받고 총알에 쓰러질망정 대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 지난 10년간 정부의 방침이었는데 어떻게 군이 북한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한단 말입니까?

    더군다나 군인들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 아니라고 계속 교육을 시켜놓고, 이제와 군 기강을 탓하며 최 함장을 처벌하려 한다니요. 잘못은 위에서 저질러놓고 죄는 아래 사람들이 받도록 하는 풍토에서 어떻게 군에게 목숨을 걸고 애국, 애족을 요구한단 말입니까?

    최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중국 국가 부주석, 시진핑의 발언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 훼방꾼'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내뱉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진보성향도 좋고 개혁을 부르짖는 것도 다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법 안에서,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한 것일 때 허용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 이명박 정부가 '평화 훼방꾼'이라는 말은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발언입니다.
    그 말이 중국 부주석의 말이라 할지라도 그를 핑계로 그런 말을 옮긴다는 것 자체가 반국가적 선동행위입니다. 그 말은 그들의 친북정책에 한국이 따르라는 전술적 용어입니다. 그 말에 김대중도 맞장구 쳤다면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가 햇볕정책의 모순을 극복하고 진정한 남북평화관계를 유도하기 위해 북한의 협박을 거부하고 있다해서 그것이 '평화 훼방'이 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협박에 쌀 주고 돈 퍼주어 고분고분 순종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북한 이익만을 생각하는 친북세력입니다.
    협박을 듣지 않아 평화가 깨질 것이니 '평화 훼방꾼'이란 말 자체가 무서운 협박입니다.

    박지원 의원은 중국 수뇌가 하지도 않았다는 말까지 끌어대어 북한을 대변해야 할 절박한 사정이라도 있는지요. 마치 조선왕조시대 청나라 원세개의 앞잡이들이 왕을 윽박지르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서글퍼집니다.

    지금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기울어져 가는 갑판위에서 장병들 목숨을 하나라도 건지려고 사투를 벌인 함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이익을 파괴하고 정통성에 정면도전하여  혼란을 야기 시키는 사람입니다. 
      
    최 전 함장이 병사들과 함께 죽지 않았다는 게 죄가 될 수는 없습니다.
    북한 잠수함의 기습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함대장이 전투준비를 게을리 했다는 비방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공격을 받았을 때 대응하는가 안하는가는 함대장의 권한이 아니라 합참이나 해작사의 지시에 의한 것이기에 최 전 함장에게 직무유기를 적용한다는 건 희생양 만들기에 불과합니다. 설사 그의 진두지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 한들, 그게 죄가 될 수는 없습니다.

    9.11 테러사건이후 미국에서 그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또 책임을 지고 물러나거나, 벌을 받은 사람도 내 기억에는 없습니다.  
      
    장관이든 함장이든 툭하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마치 무슨 구제책인 듯, 누군가가 물러나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그 날로 해소되는 듯, 그리고 금방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는 나라 대한민국,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단순할 정도로 유치한 수준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하겠습니다.

    죽으면 영웅이고, 살면 죄인이랍니까?


    <김유미 /재미 작가>

    김유미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