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의 '품위' 랭킹

조광동 재미언론인 | 최종편집 2010.11.04 11:49:29
  • 메일
  • 프린트
  • 작게
  • 크게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구글플러스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
  • 네이버블로그 공유

시카고 다운타운 종착역인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오랜만에 늦은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밤 10시가 넘은 메트라(Metra) 기차 안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소곤거리듯 대화하는 소리가 지나가고 가끔씩 셀 폰 전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기차 안에서 휴대 전화를 받으면 용건만 끝내고 전화를 끊는 것이 상례지만, 제 앞에서 한 여성이 계속 셀 폰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동양 여성이었습니다. 전화 목소리를 들으니 중국말이었습니다. 기차가 출발하기 전 20여분 전부터 재잘거리는 중국말 전화 목소리는 조용한 기차 안에 묘한 느낌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가끔씩 깔깔대고 웃거나 목청이 커지는 중국말에 무표정한 승객들이 잠시 힐끗 쳐다보고는 이내 눈길을 돌렸습니다. 중국말 여운과 승객들의 눈길이 제 가슴에서 맞물리며 감정의 기복을 일으켰습니다.
같은 동양인이어서 그랬을까, 저는 그 중국말 통화 소리가 불편했고, 빨리 전화를 끊어주기를 기다렸습니다. 허지만 전화는 기차가 달리는 동안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저는 결국 중국 여성을 향해 말했습니다.
"익스큐즈 미!(Excuse me!) 여기는 당신의 집이 아닙니다. 공공장소입니다."
일행인 듯 한 다른 두 중국 여성이 저를 힐끗 쳐다보았으나 전화 당사자는 뒤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중국 여성은 전화를 끊었고, 한참을 더 간 뒤 세 중국 여성들은 큼직한 샤핑 백을 들고 내렸습니다.
중국 여성들이 내리자 제 옆에 앉아 있던 초로의 백인 여성이 저를 향해 말했습니다.
"전화로 떠드는 것을 중단시켜 줘서 감사합니다." 이 말은 제 가슴을 뜨끔하게 했습니다.
중국 여성이 재잘대고 깔깔대며 전화하는 동안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무표정하게 앉아 있던 여성이라 이 말은 제게 뜻밖이었습니다. 제가 말없이 빙긋 웃으며 고개로 답례하자 이 백인 여성은 "그 여성에게 좋은 교훈이 됐을 겁니다. 예의를 모르는 젊은이들을 가르쳐 줘서 감사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종에 대한 편견이 축적되게 마련입니다.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자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확산되면서 고정관념이 형성됩니다.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버려야 할 나쁜 것이지만 인간이 사는 사회에는 늘 고정관념이 따라다닙니다. 다인종이 모여 사는 미국에서 생활하다보면 각종 인종과 민족과 갖가지 경험을 하게 되고 그러한 경험은 자신도 모르게 그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형성케 합니다. 전철이나 샤핑 센터나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여러 인종을 대하다 보면 비과학적이지만 경험의 통계가 나옵니다.
공공장소에서 유난히 목소리가 큰 인종, 예의나 공중도덕이 없는 민족,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인종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공장소에서 남을 배려하지 않고 유별나게 떠드는 인종으로는 러시안, 중국인, 그리고 한국인입니다.
흑인들도 혼자 있거나 소수일 때는 조용한데 숫자가 많아지면 목소리가 커지고, 요즘은 히스패닉이 많아지면서 히스패닉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인들은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못합니다. 인종에 대한 평가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인종주의자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그리고 끼리끼리 속삭이면서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이 형성케 됩니다.

동양인 가운데 일본 사람들이 큰 소리로 떠드는 대열에서 빠지는 것을 보면 일본의 공중문화의 국격이 한국이나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듭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한국인들이 공공장소에서 수선스런 것이 중국인들 보다는 한결 낫지만 아직도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미국서 태어난 2세들 눈에 그런 1세 코리안이나 한국 여행자들 모습이 부끄러움으로 비춰지기 마련입니다.


어느 부모가 고등학교에 다니는 틴에이저 자녀들과 샤핑 센터에 갔을 때 한국인 샤핑객들이 들어오면서 "야! 여기 브랜드 네임 세일한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치자 딸아이가 "아빠, 우리 집에 가자" 하고 소매를 끌어 당겼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묻자 코리안들이 에티켓 없이 큰 소리로 떠드는 게 창피해서 그런다고 대답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인이 많지 않은 어느 소도시에서 중국식당을 하는 한국인이 하루는 자기 식당에서 모임을 가지는 한국인들에게 앞으로 자기 식당에서 모임을 갖지 말아 달라고 해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한국인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너무 큰 소리로 떠들고 웃고, 때로는 언쟁까지 해서 주류 고객들이 눈살을 찌푸린다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한국인들 때문에 주류 사회 고객을 놓치게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내 돈 내고 음식점을 찾았는데 큰 소리로 떠들기로서니 무슨 상관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상대를 배려치 않는 자기중심적 사고인 것입니다. 음식점 분위기가 왁자지껄 떠드는 곳이라면 큰 목소리로 말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조용하게 서로가 대화하는 분위기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치 않는 것이 될 것입니다.

수년전 한국을 방문해 전철을 탔을 때 전철 안이 공중전화 장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는 옆 사람이 들으면 민망스러울 수 있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전화로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가급적 용건만 말하고 나중에 이야기해도 될 것을 사람들 앞에서 전화로 잡담을 하는 것은 자신의 격을 실추시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한 사람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갈 때 휴대 전화로 장시간 통화를 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습니다. 승용차 안에서 전화를 해야할 경우 급한 것이 아니면 간단히 말하고 나중에 전화를 걸겠다고 끊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입니다. 좁은 승용차 안에서 긴 통화를 하면 차를 같이 탄 사람의 신경이 피곤해 질 수가 있습니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다가 휴대전화가 왔을 때 식사 테이블에서 계속 전화를 하는 것도 전화 받는 사람의 품위를 그만큼 실추시키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빠져 나와 구석진 곳이나 밖에 나가 전화를 받고 들어오는 것이 기본 예의입니다. 이런 예의가 쌓여서 상대방의 품위와 품격이 형성되고 국격이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꽤 오래전 한국의 어느 국회의원이 비행기에서 양말을 벗고 타월로 발가락을 닦고, 술에 취해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가 오르내린 적이 있었지만, 저는 미국의 어느 모임에서 한국의 명망가가 회의 도중 양말을 훌렁 벗어던지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이 분이 회의도중 양말을 벗어던진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회의가 격식이 있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였다면 이 분은 결코 양말을 벗지 않았을 것입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나 존경심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 없이 양말을 벗어 던졌을 것입니다. 이런 품위 없는 인격과 사고로는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가졌어도 역사를 바꾸고 사람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이제 과거의 한국이 아닙니다.
코리안이란 말이 세계인들에게 선진적이고 우수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과도기적인 시점에 와 있습니다.
세계인들은 한국을 유심히 찬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경제적 물량이 엄청나게 뛰어 오르고 있지만 중국인들이 세계무대에서 아직 일등국 시민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품격과 국격에 크게 연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일본은 한 때 경제적 동물이라는 야유를 받았지만 예의바르고 품위가 있는 문화인으로 세계인들에 각인되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의 책임은 결국 이미지를 만드는 당사자들에게로 돌아갑니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인의 이미지는 아직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입니다. 열정적이고 우수하고 친절하다는 이미지를 형성해 가고 있지만, 한국인들의 두 얼굴에 많은 외국인들은 고개를 갸웃둥할 때가 있습니다.

예의가 깍듯한 것 같은데 예의가 없고, 친절한 것 같은데 불친절하고, 상대를 무척 배려하는 것 같은데 전혀 배려치 않는 두개의 상반된 이미지가 한국인을 따라 다니고 있습니다. 예의와 친절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형성시켜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인이 품격과 품위를 높이는 교육과 훈련을 강화할 때 한국은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은 민족으로, 아시아의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공중도덕심을 더욱 높이고 친절하고 상대를 배려할 때 한국인은 멋있는 국격을 풍기게 될 것입니다.

 


 

    관련 키워드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청소년에 유해한 댓글 과 광고/반복게재 된 댓글은 작성을 금지합니다. 위반된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
주간 핫 클릭
정치
사회
연예
글로벌
북한
주소 : (100-120)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5가 120 단암빌딩 3층 뉴데일리(주) | 등록번호: 서울 아00115 | 등록일: 2005년 11월 9일 | 발행인: 인보길 · 편집인: 이진광
대표전화: 02-6919-7000 | 팩스: 02-702-2079 | 편집국: 02-6919-7053,7030 | 광고국: 02-6919-7008
Copyright ⓒ New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