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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가족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피눈물 삼키며 북에 쌀 보내지 말라는 이유를 아세요?”
한 탈북자의 조선족 아내가 22일 탈북자동지회 사이트에 가슴 절절한 사연을 보냈다.
사연은 탈북자동지회 사이트에 자주 탈북자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는 ‘진보를 향한 이름’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에게 글이다.
조선족 아내는 ‘너무 화가 나서 이 글을 씁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에서 “우리 아기 아빠를 비롯한 탈북자분들을 모욕하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아서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당신이 얼마나 대한민국을 위해 공헌하는 진보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남편의 말을 들으면서 중국과 북한의 독재를 비교해았지만 결론은 세상에 북한 같은 독재국가는 없다 것”이라고 적었다. 또 중국도 문화대혁명을 하면서 엄청난 독재를 했다고 하지만 북한의 독재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고 아기아빠에게 들었다고 말했다.이 여성은 “남편은 단 한 번도 정치적인 행사에는 나서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하는 사람이지만 진보라는 좌익들의 행태나 뉴스를 보면 분통을 터뜨리곤 한다”며 “왜 그럴까요? 그것은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야심을 위해 북한의 독재자를 위한 변호인이 됐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남편은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북에 지원을 하자고 하면 분노해요”라며 “북에 친척이 없어서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북에 보내주면 그것은 김정일의 통치 강화에만 쓰이고 친척들은 더욱 더 오랫동안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하니 그런답니다”라고 말했다.다음은 읽기 편하도록 맞춤법 등을 손질한 편지 전문이다.
너무 화가 나서 이글을 씁니다.
제 남편은 탈북자이고 전 조선족입니다.
이 사이트에 오는 ‘진보를 향한 이름’이라는 분의 글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이 글을 적습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생활한지도 벌써 8년. 제가 남편을 만난 것은 오래전 중국에서였습니다. 그때 전 대학생이었는데 방학 때 고향으로 오다가 논판의 옆에 쓰러진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남자가 끙끙 앓고 있어서 조금 무섭기도 했고, 그래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말로 “좀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때는 몰랐지만 후에 생각해보니 서툰 중국말이었어요.
앓는 사람을 보고 그냥 갈수가 없어서 가까이에 있는 약국에 달려가 약을 사다주고 도망치듯 떠났습니다. 왠지 낯선 남자가 조금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인간의 운명은 참 묘해요.
남편과 제가 다시 만난 것은 8개월이 지난 후. 제가 다니던 대학이 있는 도시에서였습니다. 그이는 그때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더군요.
친구들과 음식을 먹고 나오려는데 주방에서 나온 사람이 저를 찾아서 보니 웬 남자였어요.
그이가 다가와서 머뭇거리며 하는 말이 ‘그때 정말 고마웠다’고, ‘목숨 빚을 졌다’고 하는데, 난 누군지 몰라서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러자 그이가 말하더군요. 지역과 지명을 말하면서 8개월 전에 어떤 남자에게 약을 사다준 적이 없느냐고? 전 그때야 ‘아’하고 알았답니다.
그 인연으로 그이와 전 자주 만났어요. 제가 대학에 다니는 주변에 있는 식당이었거든요.
전 그때까지만 해도 그이가 조선족인줄 알았어요. 어느 날 그 이가 말하더군요. 자신은 조선족이 아니라 탈북자라고요.
전 놀랐습니다. 가슴도 떨리고요. 탈북자라면 조선족들에게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거든요. 하지만 그이를 만나면서 전 탈북자들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가지게 되었어요.
왜 탈북자들이 조선족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는지? 왜 그분들이 중국 땅을 헤매면서 천대와 멸시. 치욕을 받는지? 전 그때부터 그이를 사랑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그이의 아내로, 그이와 저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되었답니다.
제가 오늘 글을 적는 것은 우리 아기 아빠를 비롯한 탈북자분들을 모욕하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아서입니다.
진보를 향한 이름님.
당신이 얼마나 대한민국을 위해 공헌하는 진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 중국에서 살아서 자본주의 교육을 받지 못했고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배우면서 자랐습니다. 물론 제가 태어났을 때는 개방 이후여서 배고픈 것도 무자비한 사회주의 독재도 잘 모르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고 있어요. 사회주의가 어떤 사회인지. 독재가 무엇인지. 또 우리 아기아빠의 말을 들으면서 중국과 북한의 독재를 비교해보기도 했답니다.
결론은 하나더군요.
세상에 북한 같은 독재국가는 없다고요. 물론 제가 태어나기 전 중국도 문화대혁명을 하면서 엄청난 독재를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북한의 독재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고 아기아빠에게 들었어요.그런데요, 진보를 향한 이름님. 어째서 당신은 여기. 탈북자들의 사이트에 들어와서 그리고 탈북자들에게 빈정거리시나요? 당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나요? 당신은 그 분들의 아픈 마음과 찢겨진 가슴속 상처를 백분지 일이라도, 아니. 천분지 일이라도 아시나요?
제가 보기엔 너무 철없는 것 같네요. 전 북한을 잘 모르지만 아기 아빠의 말속에서 조금은 알 수 있어요.
제 남편이라서가 아니라 그이의 말속에서 이 땅에 오신 탈북자분들의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비참한 사연을 알 수 있으니까요. 우리 아기 아빠는 단 한 번도 정치적인 행사에는 나서지 않았어요. 그냥 묵묵히 일만 하시고 저녁에 집이 들어오면 아이와 놀아줘요.
하지만 진보라는 좌익들의 행태나 뉴스를 보면 분통을 터뜨리곤 해요.
왜 그럴까요?
그것은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야심을 위해 북한의 독재자를 위한 변호인이 되고 북한의 독재자를 연명시키기 위해 쌀과 돈, 비료와 천, 약과 분유까지 보내주니까요.
아닌가요? 저의 남편은 일만 하는 사람이니 보수꼴통에 이용되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이지는 못하겠죠? 그런데도 저의 남편은 북한에 보내주자는 사람들을 보면 머리를 흔들어요.
제 남편은 그럼 보수꼴통인가요? 당신의 글을 보니 보수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뿐이라고 하고 진보는 가난한 서민이라고 하니 저의 남편은 그럼 진보인가요?
우린 남보다 잘살지도 못하고 똑같은 봉급을 받고 생활하니 당신의 말대로 하면 진보겠죠?
그런데 우리 남편은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북에 지원을 하자고 하면 분노해요.
남편이 북에 친척이 없어서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북에 보내주면 그것은 김정일의 통치 강화에만 쓰이고 친척들은 더욱 더 오랫동안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하니 그런답니다.
그런데도 여기 탈북자분들에게 보수에게 이용당한다고 하시면 제가 보기에도 억지 논리 같아요.
진보를 향한 이름님. 앞으로 그런 논리를 적용하시려면 탈북자분들을 잘 알고 빈정거리세요.
그리고 조선족들과 탈북자 여자들이 몸을 판다는 기사를 올려놨는데, 한 가지 묻고 싶어요.
당신은 혹시 거울을 안보시나요? 대한민국에 탈북자분들과 조선족들이 몸을 파는 게 많나요? 아니면 한국 여성들이 더 많나요?
몇몇 여자들이 그런 일을 한다고 전체 탈북 여자 분들과 조선족을 다 함께 욕하지 마세요.
물론 그런 분들이 있어요. 그렇다고 당신이 이렇게 글을 올리면서 비난할 권리나 자격은 없다고 봐요.
그 전에 당신이 그분들보다 더 깨끗한 생활을 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가끔 남편의 컴퓨터로 들어와 동지회 사이트를 보던 중 너무 화가 나서 적었습니다. 제가 잘못 적었다면 삭제하겠습니다.
모든 탈북자분들이 새로운 삶을 행복하게 사시면 기쁘겠습니다.
탈북자를 사랑하는 조선족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