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단설유치원 10곳 중 3곳 포기“무상급식에는 수천억 쓰면서 돈이 없다?”
  • ▲ 무상급식을 추진 중인 진보교육감들이 무리하게 동원한 예산때문에 갖가지 사업차질을 자초하고 있다. 사진은 무상급식을 시행한 한 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연합뉴스
    ▲ 무상급식을 추진 중인 진보교육감들이 무리하게 동원한 예산때문에 갖가지 사업차질을 자초하고 있다. 사진은 무상급식을 시행한 한 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연합뉴스

    육아·보육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중앙정부로부터 수백억원의 유치원 설립 자금을 지원받고도 일부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치원 1개당 교과부가 지원하는 30억원 외에 자체적으로 마련해야하는 약 3억원(평균)을 구할 형편이 못됐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무상급식에는 반대를 무릅쓰고 수천억원을 동원한 김 교육감이 할 변명은 아니라는 지적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에 경기도교육청이 일부 사업을 포기한 단설유치원 사업은 교육비가 높은 민간 유치원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비해서는 교육의 질이 크게 높아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받는 분야다.

    1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곳의 단설유치원을 설립기로 하고 교과부로부터 300억원의 교부금을 받아냈다. 하지만 경기교육청이 설립을 추진한 유치원은 7곳. 나머지 3곳은 재정상의 문제로 결국 설립을 포기했다.

    교육청 설명을 정리하면 올해 단설유치원 설립 계획 중 현재 평택 성동을 비롯해 의정부 녹양·양주 송랑·남양주 도담·가평 등 5곳의 단설유치원이 이달 개교했거나 개교할 예정이다.

    나머지 수원 광교 및 파주 선유 등 2곳은 아직 추진 중이다.

    위 7개 단설 유치원을 설립하는데 올해 사용하는 예산은 총 230억원 가량. 이 중 210억원이 교과부 지원 예산이며 교육청이 자체 부담한 부분은 20억원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유치원 1곳당 경기교육청은 3억원 안팎만 부담하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경기교육청은 이 3억원을 준비하지 못해 3곳의 단설유치원 설립은 포기했다. 90억원(30억원 x 3)의 정부 지원금도 반납하면서 말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아예 개원 예정이이었던 단설유치원 설립계획을 대폭 축소해 올해는 화성 영천·안성 백성·동두천 사동·파주 한가람 등 4곳만을 설립키로 했다. 그나마 설립을 추진하는 지역도 땅값이 싸서 교육청 부담이 적은 곳이어서 경기교육청은 지난해 예산 40억원의 2.5%에 불과한 9억원만 부담하면 된다.

    유치원 설립만 기다렸던 학부모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하반기 광교신도시 입주를 앞둔 4살 딸을 가진 학부모 이미숙(35)씨는 “나는 경기교육청이 무상급식을 제일 먼저 한다길래 돈이 참 많은 줄 알았다. 하지만 유치원 하나 약속대로 짓지 못할 정도로 돈이 부족한지는 정말 몰랐다”라며 “김상곤 교육감이 무상급식에는 수천억원을 쓰면서 유아교육에는 관심조차 없는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된 단설유치원은 대부분 땅값이 비싸 설립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인데다, 아직 입주시기 등이 맞지 않아 수요가 적은 곳”이라면서도 “단설유치원 설립계획 수립에 예산상의 문제가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