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쏟아지자 이부진 사장 당사자 찾아가 사과시민들 항의로 호텔전화 마비, 홈페이지 다운
  • '한복 금지' 정책에 호텔신라 '뭇매'

    호텔신라 뷔페식당 '더 파크뷰'가 한복 착용자의 출입을 거부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12일 오후 트위터 이용자(@joynzuui)가 남긴 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존경하는 한복디자이너 담연 선생의 전화를 받았다. 늘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전파하시는 분인데 신라호텔 파크뷰에서 한복입장을 거절당했다"고 게재했다.

    이 소식은 트위터들 사이에서 리트윗(RT)되면서 순식간에 퍼졌다. 상당수의 트위터러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텔에서 전통의상을 통제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 ▲ 지난 2004년 6월 18일 자위대 창립 50주년 행사가 호텔신라에서 열렸다. 당시 행사에 기모노를 입고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 ⓒ 연합뉴스
    ▲ 지난 2004년 6월 18일 자위대 창립 50주년 행사가 호텔신라에서 열렸다. 당시 행사에 기모노를 입고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 ⓒ 연합뉴스

    일부 네티즌은 과거 뉴스를 찾아 "신라호텔이 지난 2004년에는 자위대 창립 5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며 "당시 기모노를 입은 참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기모노는 괜찮고 한복을 제지하는 이유는 뭐냐"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날 한복을 입고 파크뷰 입장을 제지당한 장본인은 한복 디자이너 담연 이혜순씨. 그녀는 영화 '스캔들'과 '쌍화점'의 한복 의상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지인이라 밝힌 한 트위터러도 "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에서 추리닝(트레이닝복)과 함께 한복이 입장 불가라고 한다"며 "한복과 추리닝을 동격으로 취급하다니"라고 토로했다.

    이에 일부 트위터러들은 호텔신라측에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통화 결과 지난 12일 밤 이후로 총지배인의 명령으로 한복입장 금지령이 풀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트위터러들은 "호텔에 확인해 봤더니 여전히 그러한 규정이 있다. 말이 다르다"며 "정확한 공식입장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부진 사장 "직원 착오로 안내 미숙했다" 사과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신라호텔이 이익이 나지 않는다며 한식당을 없앤 것까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전화항의로 인해 업무가 마비됐고, 호텔 홈페이지도 항의글로 다운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호텔신라는 13일 "식당에 입장하려는 고객분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중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 ▲ 이부진 사장 ⓒ 연합뉴스
    ▲ 이부진 사장 ⓒ 연합뉴스

    이어 "음식을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는 뷔페 특성상 지난해부터 한복을 착용하고 입장하는 식당 내 고객간에 접촉이 많음을 고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안내해 왔다. 이번에는 식당 근무 직원의 착오로 미숙하게 안내됐다"고 해명했다.

    한복 제재에 대해서는 “다른 고객들이 한복을 착용한 고객의 옷에 걸려 넘어지거나 한복을 입은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옷이 밟히는 등으로 인해 고객들간의 불만사항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부진사장도 직접 당사자인 이혜순씨를 찾아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연 이혜순씨도 위키트리를 통해 "이부진 사장이 직접 찾아와 사과를 했다. 개인적으로 용서한다"고 말했다.

    담연 측은 "어느 누구든 한복을 입고 갔더라도 제지를 당했을 문제"라며 "담연 선생이어서 관심을 받는 것 같다. 한복 자체를 거부당한 현실이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이혜순씨는 "정성 들여 만든 한복이 밖에서는 이런 대우를 받는게 서글프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