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과 조국 교수

조광동 재미 언론인 | 최종편집 2011.04.27 05: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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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이 사표를 내지 않는 이유저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공계가 적성에 맞지 않아 인문계 대학에 가려다 입학시험에 낙방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서울대학교 입학시험에서 낙방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과 고통을 느꼈습니다.
입학시험 실패는 오랫동안 그림자처럼 저를 따라 다녔고 그 열등의식과 열패감을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세월과 함께 살면서,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고, 반드시 명문대학을 나와야 인생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란 것도 터득했습니다. 명문대학을 나왔을 때 성공할 확률과 기회가 많지만,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기회가 반드시 온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미국선 학력보다 경험과 능력

자식이 명문대학을 가기를 원하는 것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인 부모만큼 유별나게 일류대학을 원하는 부모도 많지가 않습니다. 한국인 의식 속에는 사람을 신분이나 돈으로 차별하고 대학도 일류 여부로 구분하는 차별의식이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선거를 할 때 후보자의 학력이 무슨 장식품처럼 나열되지만 미국에서는 선거 홍보물에 후보자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기재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이 거기에 관심이 없고, 사람을 평가하는데 출신 학교가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정강 정책이 무엇이고, 어떤 경험을 했고, 능력과 헌신과 열정이 있느냐가 우선입니다.

살면서 터득한 것은 인생에서 학교가 전부가 아닌 것처럼, 인생 경쟁이 학점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란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터득한 뒤부터 저는 후배 자녀들에게 대학 진학 조언을 할 기회가 있으면, 공부를 잘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체질을 타고 났거나 남다른 두뇌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으면, 대학을 갈 때 자기가 갈 수 있는 학교보다 한 단계 낮추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말을 합니다.

능력 모자라면 명문대 가지 말라

자기 능력에 부치는 대학을 갈 경우, 여유 있는 대학생활을 즐길 수 없고, 문학이나 철학 등 전공과목과 상관없는 독서를 할 기회도 없고, 학생 활동이나 자질 개발을 할 여력이 없습니다.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독한 공부 지옥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생활이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능력이 많은 사람은 심한 경쟁이 능력을 최대한 개발시켜주지만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극한 경쟁이 능력의 용수철을 끊어 버립니다. 인생을 긴 눈으로 바라볼 때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습니다.

공부 경쟁이 심해져서 좌절이 심해지거나 낙오 될 경우, 인성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정신질환을 얻기도 합니다. 공부로 인한 정신질환은 명문대학교 학생일수록 많고, 한인 대학생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심합니다.
미국 명문대학에 다니는 한인 대학생 가운데 정신질환자 숫자가 통계적으로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타인종 보다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많은 한인 부모들이 이를 숨기기 때문에 한인 젊은이들의 정신질환이 안으로 곪아들고, 인생의 그늘에서 방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능력이 많은 사람이나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혹독한 훈련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최근 한국에서 전개된 KAIST 논쟁을 보면서 왜, 이 문제가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격한 논쟁을 일으키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더욱이 KAIST 서남표 총장을 무자비하게 뭇매질을 하면서 총장 사표를 강요하는 현상은 참으로 잘못된 한국적 기현상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른바 지식인이란 사람들은 물론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서남표 총장이 독선 독단적이고 리더십 부재로 KAIST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매도했습니다.

조국 교수 막말, 비난 자격 없는 교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의 조국 교수는 서남표 총장이 KAIST를 "Killers Advanced Institute of Stupid Technology"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섬뜩했습니다. 조국 교수란 분이 정말 서울대학교 교수가 맞는 것일까, 이런 인격을 가진 교수가 서남표 총장을 향해 인성 교육을 시키지 않고 공부 기계로 만든다고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서남표 총장의 학교 운영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기로서니 KAIST를 "바보들을 만드는 살인자들의 학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서울대라는 한국 최고의 명문대 교수란 사람이 말입니다. 소위 인성교육을 외치는 사람이 가장 비인간적인 표현, 가장 비열한 증오의 언어로 인성을 난도질하는 한국 인격의 풍토, 국격의 수준에 고통을 느꼈습니다.

미국 명문대 학생 자살은 한국보다 더 많다

서남표 총장은 비난 받을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금년 들어 대학생 4명이 자살하고, 교수 한명이 자살한 것이 서남표 총장이 뒤집어 써야 할 책임이 아닙니다. 자살 원인이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있다고 해도 그것이 서남표 총장의 책임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KAIST 학생들은 자살 사건이 여러 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의 명문대학은 한국 대학보다 자살하는 학생이 더 많습니다. 명문대학 일수록 뛰어난 수재들이 모이고, 치열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경쟁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미국에서 명문대학에 진학한 한인 대학생들 가운데 대학을 가보니 모두가 나보다 똑똑하고 뛰어난 것 같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내가 제일 똑똑한 줄 알았는데 대학을 가보니 모두가 수재, 영재들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쟁을 이기려면 피를 말리는 혈투로 몸부림쳐야 합니다. 여기서 낙오되면 정신질환을 얻거나 심하면 자살까지 합니다.

KAIST 학생들의 자살 책임을 서남표 총장에게 뒤집어씌우고, 노학자를 인민재판식으로 닥달하는 한국인들의 무자비한 심성은 한국인의 인격과 인성이 얼마나 후진적이고 비인간적인지를 절감케 합니다. 매도하는 방법이 집단 가학증에 가까웠습니다. 

개혁 탓 말고 다른 대학으로 가라

여기에 대한 대답은 간단합니다. 서남표식 KAIST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KAIST를 진학하지 않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하면 됩니다. 한국에 대학이 KAIST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성교육을 외치고, 비인간적인 경쟁을 질타하는 학생들이나 그 부모들은 KAIST 대신 학점을 쉽게 취득할 수 있고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대학을 선택하면 됩니다. KAIST 학생이면 얼마든지 다른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공부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라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더욱이 명문대학은 인재 중에 인재를 기르는 곳입니다. KAIST는 한국 과학의 장래를 짊어질 최고의 간성들입니다. 지금 세계는 첨단 과학을 선점하는 나라나 기업이 그 시대를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한국도 최고의 과학도를 양성해야 합니다.
한국인은 뛰어난 두뇌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기초과학과 학문은 세계 대열에서 한참 뒤져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서남표식 가혹한 경쟁과 훈련을 거쳐야 합니다.

미 특수부대 탈락율 80%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훈련은 과학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라를 지키는 군대 훈련도 일반병의 훈련은 어느 정도 인간적으로 하지만 해병대나 특전사 같은 부대는 가혹한 훈련을 거칩니다. 저는 체질이 신통치 않아서 군대에서 유격 훈련을 받을 때도 공포를 느꼈고 뒤쳐졌습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저는 특수 훈련을 거친 사람들의 능력에 존경스런 평가를 합니다. 이 훈련은 아무나 통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다른 체력과 강인한 의지와 정신력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도 네이비 실(Navy Seal)이란 특수부대원이 되려면 지옥문을 통과하는 훈련을 거쳐야 하고 지원자의 탈락률이 80%가 넘는다고 합니다. 금년 초 소말라이 해적에게 납치되었던 선원들을 모두 구조했던 한국의 해군특수전여단은 미국의 네이비 실과 같은 것입니다. 이들은 군인 중에도 군인이고 나라를 지키는 최고의 인재들입니다. 이런 군인들이 혹독한 훈련을 거치지 않았으면 결코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체력이 모자라거나 정신력과 의지가 부족하면 특수부대 훈련원이 될 수 없듯이 머리가 모자라거나 정신력과 의지가 부족하면 KAIST 같은 대학을 지원할 수도 없고 그 관문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수업료 차등제 잘못된 것 아니다

성적에 따른 수업료 차등제도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수업료 차등제가 성적이 나쁜 것에 대한 벌과금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인간 사회 어디나 성적이 나쁘거나 실적이 나쁘면 장학금이나 포상금이 박탈됩니다.
그것이 경쟁사회입니다.

저는 잔인한 인간 경쟁을 예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한국인의 무분별한 경쟁의식에 실망과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극단적인 경쟁의식은 너 죽고 나 죽자는 파괴적인 의식풍토를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동포들도 이런 한국의식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이런 극단적인 경쟁의식은 미국에서 한국인을 일시적으로 성공한 민족으로 각광 받게 하지만 긴 경쟁에서 한국인들을 탈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교육의 무분별 경쟁의식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외공부의 포로가 되게 하고, 모든 가치 판단이 경쟁 위주로 되면서 인성과 인격이 망가지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살아남으려면 경쟁을 강조해야겠지만, 경쟁의 바탕에 인성교육과 정신교육, 도덕교육의 바탕이 필수적입니다.

서남표식 훈련 반드시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서남표 총장의 KAIST 개혁 정책은 정당하고 한국의 장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남표 총장은 한국의 교육 정책을 개혁하는 사람이 아니고, KAIST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려는 학자입니다. 한국 최고의 과학도를 모아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를 만들겠다는 서남표 총장의 야심은 한국 과학의 야망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들 뛰어난 인재들이 한국의 장래를 빛나게 해 줄 것입니다.
특수훈련부대가 없으면 나라의 위기에 대처할 수 없는 것처럼 KAIST 같은 뛰어난 과학도 양성소가 없으면 한국 과학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서남표식 훈련과 개혁이 없으면 KAIST는 결코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 없습니다.

서남표 총장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은 지금 지구촌이 얼마나 숨 가쁜 경쟁시대인지를 외면하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의 장래를 위해, 한국의 세계적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서남표식 KAIST 개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서남표 총장이 사표를 내지 않는 것은 조국 과학의 장래를 사랑하는 결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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