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적 K씨, 외교차량으로 초소, 경찰차 들이받고 뺑소니붙잡힌 뒤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그랬다” 황당 변명인근 주민들 “외교 차량이라고 만날 봐주니 그런 것” 분통
  • 주한 외교관 가족이 ‘외교관 차량’으로 등록된 베라크루즈를 몰고 한남동과 이태원동 일대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다 붙잡혔다.

    경찰은 “15일 낮 12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스페인 대사관 인근에서 스페인 국적의 K(42) 씨가 외교차량으로 근처에 있는 주한 이란대사관저 초소와 경찰차를 잇달아 들이받고 도주하는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K씨는 곧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K 씨는 주한 스페인대사관에 ‘외교관 차량’으로 등록된 베라크루즈를 몰고 가다 한남동 주한이란대사관 앞에 주차된 카니발 승용차를 들이받은데 이어 대사관 앞 초소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초소에 있던 의경이 손가락을 다쳤다.

  • 지도 상 A는 이란대사관, B는 스페인대사관 위치다.[네이버 지도 캡쳐]
    ▲ 지도 상 A는 이란대사관, B는 스페인대사관 위치다.[네이버 지도 캡쳐]

    하지만 K씨는 차를 멈추지 않고 60㎞/h 속도로 후진해 골목에 서 있던 순찰차를 들이받아 15m 가량을 밀어냈다. 이로 인해 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2명이 타박상을 입었다. K씨는 차를 몰고 도주해 2km 가량 떨어진 제일기획 건물 근처에 주차돼 있던 차량 4대의 옆면을 잇달아 긁었다. K씨는 그제야 차에서 내려 이태원 해밀턴 호텔을 향해 도망치다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K씨는 스페인 대사관 직원의 남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음주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K씨는 경찰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서 그랬다"는 황당한 진술을 했다. K씨 가족과 주변 인물들은 "그가 정신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고 소식에 한남동․이태원동 인근 주민들은 “외교 번호판 달고선 불법주차에 교통법규 위반을 일삼는데도 당국은 그들에게 손도 못 대고 있다”며 “이러니 우리나라를 우습게 보고 그러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외교차량은 교통법규 위반, 불법주정차를 해도 거의 처벌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정부와 지자체까지 '외국인 탑승 차량 남산타워 출입 가능' 등의 '특혜'를 주면서 이태원 등 인근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한편 경찰은 K씨와 가족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