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기파가 꿀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것이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꿀벌의 떼죽음, 이른바 군집붕괴 현상(CCD)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ABC 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스위스 생물학자이자 꿀벌 전문가인 다니엘 파브르는 실험 결과 휴대전화가 꿀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응애와 살충제 외에 휴대전화 단말기들과 중계소가 꿀벌 개체수 감소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벌집 속에 휴대전화를 놓아두고 이들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전화가 통화 모드에 있을 때 벌들이 `일벌 장단'으로 알려진 특이한 소리를 내는 것을 발견했다. `일벌 장단'은 흔하지는 않지만 분봉 시기가 아닐 때 이런 소리가 들리면 군집 내에 큰 혼란이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이로 미루어 "휴대전화의 전자기장에 의해 꿀벌 군집에 `일벌 장단'이 발생하면 예기치 못했던 분봉 사태가 벌어지고 이로 인해 군집들이 붕괴하는 극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꿀벌들이 벌통에서 통째로 사라지는 군집 붕괴현상은 전세계에서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며 휴대전화가 문제라는 가설도 계속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CCD는 꿀벌의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여러 요인이 합쳐진 결과라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요인으로 살충제와 병충해, 영양 부족을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브르도 이 연구가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며 다만 휴대전화가 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뿐이라면서 더 많은 학자가 이 문제를 연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