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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운사가 있는 도솔산의 참극

     禪雲寺(선운사,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소재)는 백제시대 고승 黔丹禪師(검단선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천년고찰이다. 또 선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으로 제24교구 본사이다. 禪雲寺의 主山(주산)은 도솔산이다. 선운사의 경내주변은 물론이요, 도솔산 처처에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동백꽃이 아름답고,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구슬픈 노래가 항상 들리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승지다.

    나의 出家本寺 선운사의 지옥圖
    그런데 ‘6,25 전쟁’ 직후 인민군이 고창 지역을 점령한 후, 인민군과 附和雷同부화뇌동)한 죽창을 든 토착 빨갱이들이 선운사에 들이닥쳐 평화로운 도솔산에 아비지옥의 地獄圖(지옥도)를 연출 하였다.

     나는 60년대 초 눈내리는 겨울, 눈길을 걸어 出家爲僧(출가위승) 하고자 선운사를 찾았다.
    외로운 나에게 “잘 왔다”는 듯, 목화송이 같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 어디선가 木鐸鳥(목탁조) 소리가 신비하게 들려왔다. 따라서 나의 출가본사는 선운사이다.

    학살당한 자와 학살한 자의 후예들
    그 무렵 선운사는 물론, 많은 산사에는 두 가지 유형의 출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첫째, 나같이 인민군과 붉은 완장의 토착 빨갱이들에게 부모와 친척이 죽창 등으로 무참히 살해 당한 사람들의 후예이고, 둘째, 제주 ‘4,3 반란’과 여순 반란사건, ‘6,25 전쟁 때 붉은 완장을 차고 지주 등을 살해 하다가 군경에 토벌된 토착 빨갱이들의 후예들이 있었다.

     당시 佛家(불가)는 비통에 젖어 있는 좌우의 후예인 우리들을 자비로 받아 주고, 숙식은 몰론 불교교육을 시키면서 재능에 따라 승가대, 동국대, 일본 불교대 까지의 공부할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도솔산의 참극...내원골의 원혼들
    내가 선운사에서 행자 생활을 마치고, 沙彌戒(사미계)를 받은 후의 일이다.
    오래전에 고인이 되셨지만, 香嚴(향엄) 노스님이 계셨는데, 이분이 도솔산의 참극을 은밀히 들려주었다.

     첫째, 선운사 뒷산 골짜기 내원골(도솔천 내원궁을 의미)에서 1백여명의 남녀노소들이 인민군의 총과 토착 빨갱이들의 죽창 등으로 위협 당하여 어디선가 강제 끌려와 집단 학살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비오는 날, 내원골 주변에 가면 “제발 살려 주세요.”하는 남녀노소들이 울부짖는 소리, 鬼哭聲(귀곡성)이 들려온다고 했다. 집단 학살이 있은 후, 내원골은 공포의 골짜기로 전해져 인적이 완전히 끊겨 버렸다.

    토착 빨갱이들, 주지스님을 낫으로 열두토막 살해 
    둘째는, 토착 빨갱이들에 의해 慈悲無敵(자비무적)이라는 논평을 듣는 노스님인 선운사 주지 浩明(호명)스님을 토착 빨갱이들이 개끌듯 하여 ‘희애재’라는 골짜기의 나무에 결박하여 낫으로 열두 토막으로 살해했다는 증언이었다.

    浩明노스님이 살해당할 때, 선운사에는 승려들이 모두 도주하고 사찰은 텅 비어 있었다. 香嚴스님은 浩明노스님의 상좌였다. 상좌 香嚴은 스승에게 피신을 간절히 요청했으나, 스승은 부처님께 조석예불을 올려야 하고, 죽음이 두려워 부처님을 버리고 도주하는 것은 수도승의 자세가 아니라며, 자신은 평생 자비를 베플었을 뿐이라며 완강히 피신을 거절했다. 香嚴은 울면서, 혼자 도주했다고 고백했다.

    빨치산들, 밤마다 '보급투쟁' 
    토착 빨갱들은 인민군이 패주하자 도솔산에 ‘비트’를 만들어 놓고, 빨치산으로 돌변하여 낮에는 비트에 은신하고, 밤이면 인근 마을을 기습하여 보급투쟁을 했다. 선운사는 졸지에 빨치산들의 눈비를 피하는 숙식의 거점이 되었다.

    그 무렵, 자유대한의 軍警(군경)들과 빨치산들은 도솔산에서 치열한 교전을 했다. 선운사는 방화에 의해 잿더미가 될 뻔 했다.

     토착 빨갱이들은 보급투쟁 때 생포해온 남녀들을 이용가치가 끝나면 살해하는 총성, “살려달라”는 비명소리가 도솔산을 울려 퍼질 때, 이를 아는지 모르는 지, 선운사 큰법당인 大雄寶殿(대웅보전)안에 주불인 비로자나 부처님을 위시한 세 분의 불상은 오직 미소를 은은히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비오는 밤이면 원혼들의 哭소리 
    나는 비오는 밤이면 鬼哭聲이 울려 퍼진다는 내원골에 어느 날 향과 초, 목탁을 들고 학살의 현장에 홀로 들어갔다. 내원골은 진달래꽃의 천국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우며, 목탁을 치면서 억울하게 죽어간 학살당한 사람들의 영혼천도를 위해 독경을 했다. 왜 인간들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상생하지 않는 것인가? 뜨거운 눈물이 양볼을 적셨다. 학살한 사람들도 인과에 의해, 제행무상에 의해 무참히 죽어갔을 뿐이다.

     나는 선운사 입구에 있는 비전(碑殿)에서 浩明노스님의 비석을 찾았다. 큰 비석들에 비하면 작고 초라한 비석이 변두리에 서 있었다. 비석에는 이렇게 비문이 쓰여 있었다. <禪師의 法名은 佳誠이요, 俗姓은 陳氏茂長人이다.(중략)…. 庚寅年에 六二五動亂을 逢着하여 火坑중에 全燒당할 禪雲寺를 換身救出하시고 壬辰九月 二十七日世緣己盡 하시여 入寂하시니 法臘七十三이요 世歲 八十六이러라>

    비문에 의하면, 빨갱이들은 86세의 浩明노스님을 토막 내어 죽인 것이다.
    임종을 앞 둔 노승을 왜 토막을 내어 죽였을까? 토막이 나 죽어가는 노스님을 생각하니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나는 비석 앞에 향을 피우고 반야심경을 소리높여 낭송하여 애도하였다.

    사라지고 잊혀지는 악몽들
    6.25 한국전 때 전소된 사찰과 비참하게 죽어간 승려의 사례가 어찌 선운사뿐일까?
    선운사에는 내가 있어 당시의 불행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지만, 대다수 사찰은 나이 지긋한 승려들의 입을 통해 秘傳(비전)으로 전해오다가 그나마 기억하는 자도 죽어 온전히 사라질 뿐이다.

     지혜가 있고, 희망이 있는 민족이요, 제정신이 있는 한국 불교계라면, 禪雲寺의 참극을 통하여 두 번 다시 공산주의를 수용하는 대한민국, 한국 불교계가 되어서는 절대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일부는, 제아무리 유혈이 낭자한 地獄圖같은 고통도 10년만 지나면, 망각해버리는 습관이 있다.

     또, 다시 地獄圖를 재연하려는 鳥頭(조두)같은 자들이 전성기를 이루는 작금의 한국사회요, 한국불교인 것같다. 예컨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앞장 서 북한정권을 朝禮(조례) 드리듯이 돈과 선물을 들고 평양행을 해대는 것이다. 작금의 한국불교계의 일부 승려들은 종북에 혈안이요, 환장한 것 같다. 대한민국을 반역하고, 불교를 망치는 일을 하면서, ‘통일인사’로 자처하며 자랑한다.

    빨갱이들은 얼굴에 표시가 없다
     나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골풍경을 보거나, 시민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정많고 평화로운 저 풍경이 하루아침에 인민군이 들이 닥치면, 돌변하여 붉은 완장을 찬 남녀들아 나타나 평소 악감정이 있거나 증오가 있는 사람들을 대량 학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몸서리가 처진다.

    토착 빨갱이들은 얼굴에 표지가 없다. 李明博(이명박)대통령의 좌우포용 정치선언에 토착 빨갱이들은 하늘이 내린 기회라는 듯, 고무되어 전성기를 이루고 있다. 붉은 완장감들은 가열차게 미군철수, 국보법폐지를 외친다. 미군이 철수하고, 국보법이 폐지 되는 날, 대한민국은 종지부를 찍는 날이다. 대학살의 幕(막)이 오른다.

     선운사가 있는 도솔산 내원골의 地獄圖같은 대학살, 선운사 주지 浩明노스님이 빨갱이들의 낫에 열두 토막이 난 것을 교훈삼는 승려가 몇 이나 될까?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한국전에 3백여만이 죽고, 1천만이 이산가족이 되어 통한으로 울부짖어도 한국사회는 나날이 ‘6,25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금 국내 종북 좌익들은 죽창이 아닌 죽봉으로 난동을 부리지만, 과거 남로당 군사 반란의 총성이 울리는 것을 예감하는 불행한 위치에 다다르고 있다.

    현대판 남로당 반란의 총성이...
     한국인들, 특히 한국불교인들, 언제나 역사의 불행한 교훈을 刻骨銘心(각골명심)하여, 종북주의를 척결하고, 자유대한의 희망찬 미래사회로 번영할 것인가? 피를 부르는 종북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외쳐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보수우익 운동을 하면서 보면 부지기수의 기독교 목사님들이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 수호에 신명을 바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불교계의 각성을 촉구한다. 동백꽃이 아름다운 선운사가 있는 도솔산의 慘劇(참극)은, 한국 불교계에 영원한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李法徹(bubch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