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폭탄 떨어트려야 '신뢰 프로세스' 길 뚫린다
  • 박근혜정부,
    군사적 대응을 준비해야


    북한 내륙에 포탄이 떨어지면,
    선군 정치의 허상도 깨지고
    무엇보다 민심도 동요한다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최근 북한 군부가 공개매체를 통해 '연평도, 백령도 주민들에게 섬을 떠나라' '연평도가 불바다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무엄한 전쟁발언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북한의 공개 협박 발언들이 단순히 공갈로 끝날 것 같지가 않다.

  • 왜냐하면, 지금 김정은을 둘러 싸고 있는 북한 권력층은 장기적 국제제재의 평온보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정도의 물리적 충격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저들이 정세주도권의 정면에 나서, 권력주도의 책임과 지위를 확보할 수 있어서이다.

    중국이 유엔안보리에 동참하고 강경한 대북제재를 결심한 것도 북한 내의 이러한 권력야심세력의 의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일 사후부터 지금까지의 북한 정세 흐름 변화를 보면, 그 대답이 나온다. 
    초기의 북한 내부는 일단 충성경쟁 차원에서 김정은의 세습적 지위확충을 결의하고 나섰다.
    김정일 사망 추모 분위기가 북한 권력층들의 충성정서를 하나로 모으는데 큰 기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권력층들은 김정일 사망을 계기로 새로운 권력경험을 했을 것이다.
    김정일 생존 때에는 권력층들이 관념적인 충성심 하나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했지만, 국정운영이라는 실제적 충성 앞에서는 구심점의 상실로 서로 책임회피를 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이때 김정일 대체결심으로 부상한 인물이 바로 김경희이다.
    김정은 자신도 누구보다 혈육에 대한 의존심이 강해서, 김경희 쪽으로 치우쳤을 것이다.
    덕분에 장성택의 권력정면 등장도 가능해졌다.

    하여 장성택은 자기의 고유권한인 인민보안부와 내무군을 부각시키는 한편, 김경희는 최영림 내각총리를 노동신문 1면에 내세우고 그에 대한 섭정정치를 통해 권력기반을 강화했다.
    그 첫 행보로 군 경제를 내각으로 이관시키는 작업부터 다그쳤다.

    군 경제를 회수하지 않으면,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경희의 권력주장도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었다. 

  • 그러나 사실 김경희-장성택에겐 중대한 권력공백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김정일 생존 당시 유일지도체제의 곁가지로 밀려나 우대직함만 갖고 있었다는 결정적 약점이다.

    당 조직부의 유일지도가 군과 내각-지방권력까지 빈틈없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고모와 고모부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쿠데타 식으로 수 십 년 간 다져온 질서를 한 순간에 바꾼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에 김정은을 경호하는 호위세력을 김경희나 장성택이 직접 관리하지 못하고, 당조직부 소관에 맡겨둘 수밖에 없었던 것도 큰 제약조건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김경희는 군의 반발을 예상하고도 사전에 군 복무 경험이 전혀 없는 최룡해를 일단 총 정치국장이라는 핵심 지위에 올려 놓는데 성공한다.
    군과 당 조직부가 최룡해의 총정치국장 임명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현 북한 권력층에 관통되는 김정일에 대한 절대충성 때문으로 보인다.
    최룡해는 김정일 생존 당시 비록 혁명화 처벌로 권력 일선에서 밀려나긴 했지만, 아버지들인 김일성-최현 때부터 이어진 혁명우정의 동지였다.

    때문에 주변에서 늘 시샘 받던 최룡해이기도 했다.
    김정일은 자신의 유일지도 체면을 위해서는 간부들이 보고한 최룡해의 타락한 도덕과 물질만능주의 자료를 그냥 덮어둘 수는 없었다.

    하여 일단 자강도 농장원으로 해임하고 나서, 2년 만에 평양시 중앙열난방사업소 지배인-중앙당 총무실 과장-황해북도 도당책임비서를 거쳐 중앙당 근로단체비서로 다시 복직시켰다.

    이러한 최룡해를 반대하는 것은 곧 김정일의 살아있는 신임에 도전하는 행위로 인정됐을 것이다.
    리영호 총 참모장이 해임된 것도 최룡해의 임명과 그가 김경희의 주장에 동조하여 군 경제를 내각으로 돌리는 문제에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김경희와 장성택의 권력질주는 여기까지였다.
    오히려 리영호 총 참모장 해임을 계기로 북한 군부는 각성됐고, 섭정정치가 아니라 김정은 유일지도체제 확립을 명분으로 내세운 온갖 반발이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김경희와 장성택을 곁가지로 견제하면서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당 조직부도, 군부의 이런 명분주장에 편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룡해 또한 아무리 총 정치국장으로 임명 됐다고 해도, 병사생활을 거쳐 군사대학을 졸업해야만 장성이 될 수 있는 북한 군부의 전통적 환경에서 단기간 내 자기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은 뻔하다.

  • 김정일 시대에는 지도자의 절대 신임으로 빠른 권력회복이 가능하지만 지금은 김정은 시대인 것이다.

    북한 군부는 김정일 유훈통치 관철 연장선에서 장거리로켓이나 핵무기 실험을 서둘렀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 김경희나 장성택도 대내외정세를 고려하여 보류하자고 이견을 내세울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주장은 감히 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북한 당 조직부와 군부는 김경희와 장성택의 권력주도를 배제할 목적으로,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까지 감행하기에 이르렀을 것이다.
    또한 김경희의 존재를 희석시키기 위해 대체인물로 김설송을 내세우는 보조적 신격화 작업도 벌였을 것이다.

    3대세습 정권 초기 김정은의 현지시찰 대상은 주로 인민보안부와 경제부분이 많았고, 장성택의 동행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은의 장거리로켓 실험과 안보회의 주관 사진, 또 최근의 인민군시찰 사진들에는 장성택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장거리로켓과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 군부에 둘러싸인 김정은으로 추론해볼 수 있는 증거들이다.

    북한 군부는 지금 전쟁과 평화의 중간에서 최대한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또 그래야만 김정은 체제에서 자기들의 공고한 지위를 굳힐 수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이 시점에서 대화를 제안하면 군부와의 대화가 된다.
    또 그렇게 되면, 북한에는 정말로 군부독재가 완성되고, 남한은 계속적으로 평화협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고착된다. 

  • 북한이 장사정포를 우리 군의 포 사정권 밖으로 빼고 백령도를 정 조준했다는 점에, 우리는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김정일 유일지도체제 때처럼 곁가지를 부정하고 김정은 유일지도체제를 완성하자!'


    아마도 북한 군부는 이런 충성 명분과 함께 정세주도를 위한 무력도발을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한의 치고 빠지는 식 도발에 박근혜정부가 자비를 보일 경우, 김정은은 핵전쟁도 괜찮다는 군강경파에게 완전히 포위될 것이다.

    북한 내륙에 포탄이 떨어지면, 선군 정치의 허상도 깨지고 무엇보다 민심도 동요한다.
    그 실패 책임을 북한 내 강경파가 고스란히 지게 해야 한다.

    이런 원칙적 대응에는 중국도 충분히 동의한다.
    이번만큼은 중국이 국제제재를 소훌히 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북한이 포격도발을 감행할 경우, 그 진원지를 박살내야 한다.
    그 응징으로 북한 내 강경파의 기를 꺽어 놓아야,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길도 열린다.

    뉴포커스 장진성 www.new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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