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12 가지 異見

    朴 대통령의 행위가 5년제 단임제라는 거의 신성불가침의 민주주의 대원칙을
    훼손시킬 정도의 중대한 범죄였는가에 대하여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趙甲濟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 대하여 헌재가 심리하지 않는 것이 판례로 굳어진다면 앞으로 국회는 과반수 의석만 확보하면 대통령을 제외하고 어떤 총리 장관 대법원장 감사원장 판사 등도 탄핵소추하여 일단 직무정지시킬 수 있다. 3분의 2 이상의 의석만 가지면 대통령을 멋대로 직무정지시킬 수 있다. 헌재가 국회에 독재권을 부여하는 꼴이다. 헌재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파괴하는 것이다.
     

  •    오늘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였지만 결정문에는 아래의 문제점에 대한 답이 없었다.
     
      1. 국회의 탄핵소추장은 국회가 독자적 조사 없이 검찰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표절한 것이었다. 증거수집 노력이 없었다. 일단 대통령을 탄핵소추 의결로 직무정지시켜 놓은 다음 청문회나 특검을 시켜 증거를 수집하려고 하였다.
     
      2. 이렇게 일의 순서가 뒤집어지는 바람에 司法체계의 문란이란 중대사태가 발생하였다.

    1심은 검찰의 기소에 따라 최순실 사건을 재판하고, 특검은 같은 사안에 대하여 검찰 기소장과 다른 범죄혐의로 또 기소를 하였다. 헌재는 이 재판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같은 사안에 대한 판단을 하였다. 나중에 헌재의 판단과 다른 판결이 나온다면 어떻게 되나? 대통령을 파면한 이후에 대통령이 억울하게 파면되었다는 사실이 확정되어도 대통령이 복직할 순 없지만 한국의 사법은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3. 국회의 朴 대통령 탄핵소추장은 법률문서가 아니라 정치적 규탄문이나 소설 같았다.
    결정문 역시 법률문서가 아니라 정치적 문서 같다. 언론이 과장한 '100만 촛불시위'가 소추의 이유로 적시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소추장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각하하였어야 하는데 소추장을 규모 있게 정리해오라고 코치까지 하였다.
     
      4. 소추장의 상당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의 고의적 범죄 혐의가 아니라 최순실 씨의 행위를 문제삼았다. 민사사건이 아니면 최순실의 잘못을 박 대통령이 연대 책임질 수는 없다. 헌법재판에서 연대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불법한 연좌제이다. 결정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권한 남용이나 국민의 신뢰 배신 같은 모호한 표현을 하였다. 두 재단이 공익재단으로 등록되어 박근혜, 최순실이 그 돈을 빼낼 수 없는 구조라는 점도 무시되었다. 엄밀한 사실관계 확인 심리가 없었다.
     
      5. 결정문은 대통령의 광범한 통치행위(인사, 청탁, 私人으로부터 자문을 받을 권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국회의 재량권은 폭넓게 인정하였다. 대통령이 특정 업체의 편의를 봐주라는 청탁을 하는 것이 과연 파면감인가?
     
      6. 과연 박 대통령이 법치민주주의,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할 고의성이 있었는가?
    사회주의 독재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나? 그러한 朴 대통령의 고의성은 심리과정에서도, 결정문에서도 입증되지 않았다. 부분적인 위법행위를 법치민주주의 부정으로 확대해석한 것은 너무나 큰 일반화이다. 이런 식으로 헌재가 파면을 결정하기 시작하면 5년제 대통령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결정문: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및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私益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서원의 私益 추구에 어느 정도 관여하였는지 헌재가 確證的으로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헌재가 이 부분의 사실관계에 대하여 1심 재판부만큼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증거도 없다. 핵심證人인 고영태는 신문도 하지 못하였다. 헌재가 대통령으로서는 國政 운영의 사소한 부분인 재단설립 과정의 비리를 들어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 훼손이라고 단정한 것은 너무나 심각한 과장이다. 대의민주주의 원리를 훼손한다는 말은 독재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지 금전적 스캔들에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김대중 정권이 국회와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현대그룹을 앞세우고 국정원을 시켜서 핵개발 중인 김정일의 해외비자금 계좌 등으로 4억5000만 달러를 보낸 정도라야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 될 것이다. 
      
      7. 헌법재판소는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하여는 9명 재판관 全員이 심리에 참여하여야 하는데
    8명 재판을 계속하였다. 이정미 대행은 오늘 이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였다.
    8인 재판의 違憲性은 이 결정문에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9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와 같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상태라는 헌정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됩니다. 8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헌정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결정문의 이 설명 자체가 헌법정신 위반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란 표현은 이정미 재판관이 과연 헌법재판을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현직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다. 대행에게 헌법재판소장 임명에 대한 권한이 없다면 북한군이 쳐들어올 때 선전포고를 할 권한도 없다는 뜻이 된다. '논란'거리도 아닌 것을 '논란'으로 여긴 이정미 재판관은 일부 언론과 야당의 억지를 따라가면서 8인 재판을 변호하였다.
     
      8.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의 적법성 여부에 대하여 헌재가 심리하지 않는 것이 판례로 굳어진다면 행정부와 사법부는 無力化된다. 앞으로 국회는 과반수 의석만 확보하면 대통령을 제외하고 어떤 총리 장관 대법원장 감사원장 판사 등도 탄핵소추하여 일단 직무정지시킬 수 있다. 3분의 2 이상의 의석만 가지면 대통령을 멋대로 직무정지시킬 수 있다. 헌재가 국회에 독재권을 부여하는 꼴이다. 헌재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파괴하는 것이다.
     
      9. 헌법재판소가 이 정도의 사안으로 대통령을 파면한다면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유지될 수 없다. 차기 대통령은 취임 즉시 탄핵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결정문: <한편, 피청구인은 對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통령도 한 국민으로서 人權이 있다. 면책특권도 있다. 그 범위 안에서 방어권을 행사하였다. 압수수색 거부를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점은 어이가 없다. 무리한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이고 행정법원의 판결로 거부의 정당성이 입증되었는데 이를 헌법수호의지가 없다고 했으니
     결정문이 격문처럼 느껴진다.
       
      이어지는 결론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에게 강요죄 혐의 정도가 적용될 사안을 헌법위반으로 판단한 것이 이 결정문의 치명적 법리 결함이다.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운운이 과연 법률문서에 오를 수 있는가?

    국민은 2012년 12월19일에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선출함으로써 그에게 포괄적 통치권을 위임하였다. 박 대통령이 김대중 식으로 對北불법송금을 한 것도 아니고 노무현 식으로 김정일에게 NLL을 훼손하는 약속을 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돈을 받은 것도 아니다. 기업의 돈을 갈취한 것도 아니다. 문화융성이란 국정목표에 맞추어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 私人이 관계하도록 방치한 것뿐이다. 이를 과연 헌법수호나 헌법질서의 관점에서 판단, 5년제 단임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이 균형 있는 판단일까?
        
      10. 헌재의 오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은 국회독재의 공식화, 사법문란, 대통령 5년 단임제 훼손, 삼권분립 파괴 등 憲政질서의 근본을 흔든 것이다. 법치국가의 골조를 해체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11. 일련의 탄핵과정은 기획폭로-기획수사-마녀사냥-인민재판-촛불선동-졸속탄핵으로 이어졌고, 헌법재판소의 심리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었다. 기획폭로의 과정, 언론의 선동보도, 검찰의 인권유린과 월권, 국회의 표절 소추 등에 대한 검증 없이 결정이 이뤄졌다. 사실관계의 확인도 소홀하였다. 기획폭로자 고영태에 대한 증인 신문도 하지 않았다.
     
      12. 8-0의 스코어가 이 결정의 정당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여덟 명의 재판관이 파면하려면 5년 단임제를 만들어내기까지의 역사적, 정치적, 이념적 통찰과 파면 이후의 政局 혼란, 60일 선거의 문제, 차기 대통령이 당면할 위기상황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했다. 朴 대통령의 행위가 5년제 단임제라는 거의 신성불가침의 민주주의 대원칙을 훼손시킬 정도의 중대한 범죄였는가에 대하여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비례관계에 맞지 않는 결정은 헌법의 이름으로 이뤄지더라도 승복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정신을 과연 지켰는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조갑제다섬=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