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국방부와 합참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은 대북심리전 방송의 가청지역을 확대하고 라디오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언 듯 들어보면 우리 군부의 강경한 천안함 보복의지가 아직 충만한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오합지졸도 아닌 일개 국가 군대의 준비란 것이 왜 그렇게 오래 가는가 하는 것이다.  

    심중은 준비됐는데 아직 결심이 준비되지 못했다는 것인가? 솔직한 말로 지금의 남북분단 상황에서 우리 군이 할 수 있는 대북 조치란 대북심리전이라는 평화의 힘밖에 없다. 망나니 국가인 북한처럼 관광객을 저격하고 46명의 목숨쯤이야 하며 감히 어뢰까지 발사할 수 없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기억 속에서 분단현실이 희미해질만 하면 총을 쏘고 대포를 쏘며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다. 좌파십년 동안에는 주적개념을 포기한 군대라서 당했다 쳐도 그 십년을 잃어버린 십년이라고 말할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에 와서는 과연 우리 군이 군으로서 무엇을 회복했는가?  

    국방백서에는 여전히 주적개념이 삭제돼 있고 천안함 폭침 이후 우리가 단호해도 당연할 이 마당에 와서까지 아직 대북심리전조차도 북한눈치를 보지 않는가. 평화란 인내가 아니라 결연한 의지로 지켜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보다 더 엄청난 물리적 도발과 인명피해를 당했음에도 그때보다 오히려 더 북한에 관대한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46명의 젊은 목숨들을 빼앗기고도 행동의 최선이 고작 비겁한 준비의 연속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설마 이명박 정부는 대북문제에서까지 중도를 주장하려는 것인가? 결론은 준비의 공백이 아니라 정부의 문제이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분명한 행동을 보여주는 정치가 참임을 계산할 줄 모르는 이명박 정부의 중도방황 때문이다.
     <장진성 /탈북 시인, '내딸을 백원에 팝니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