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승만 ‘不屈’ 이원호

<403> 맥아더의 요구

| 최종편집 2011.06.14 09: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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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6.25 ⑫  

「각하, UN군이 곧 도착합니다.」
비행기 트랩에서 내려온 맥아더가 나에게로 다가오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내 주위에  둘러선 한국군 지휘부도 들으라고 한 것 같다. 맥아더의 손을 잡은 내가 말했다.

「장군, 결국은 미국, 소련의 대리전이 되겠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응징이 있어야 될 거요.」
한마디씩 분명하게 말했더니 맥아더가 파이프를 입에서 떼며 웃는다.

「비행기 안에서 참모들이 그럽니다. 공산군보다 코리아의 노인이 더 무섭다고.」
그러자 수행한 참모들이 와아 웃었지만 나는 정색했다.
「내가 미국 시민은 아니지만 어떤 참모보다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일 거요.」

「자, 각하, 가십시다.」
웃음 띤 얼굴로 맥아더가 내 팔을 끌었고 우리는 비행장에 설치된 임시 사령부 텐트 안에서 다시 모였다.
이제는 정색한 맥아더가 채병덕에게 물었다.

「장군, 앞으로의 전략을 들읍시다.」
채병덕은 육중한 체구의 거인이다. 어깨를 편 채병덕이 똑바로 맥아더를 응시하며 말했고 통역관이 통역했다.

「남한은 북한보다 인구가 두 배 많습니다. 지금은 밀리고 있지만 곧 청년 2백만 명을 소집, 훈련시켜서 북한을 단숨에 점령할 것입니다.」
목소리도 우렁찼고 태도에 자신감이 드러났다.

채병덕은 평양 출신으로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육군 소좌로 인천 조병창 공장장을 맡고 있다가 해방을 맞았다. 1946년 남조선 국방경비대 창설에 기여했고 1948년에 국군이 탄생되면서 준장으로 진급, 지금은 소장으로 육해공군 총사령관이다.

맥아더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훌륭한 기개요, 믿음직합니다.」
통역의 말을 들은 채병덕이 어깨를 폈다. 그 때 채병덕은 1916년생이었으니 35세가 되겠다.

이제 맥아더가 미군 군사고문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므로 나는 잠자코 경청했다. 옆에 앉은 미국대사 무초가 자꾸 시선을 보냈지만 외면했다. 그러나 잠시 휴식 시간이 되었을 때 맥아더가 텐트 밖으로 나가면서 나에게 눈짓을 했다. 내가 밖으로 나갔더니 빈 파이프를 입에 문 맥아더가 텐트 끝 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맥아더 옆으로 다가선 내가 물었다.
「장군, 무슨 일이요?」
그 때 뒤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무초가 다가와 주춤거리며 묻는다.
「각하, 장군, 제가 들어도 되겠습니까?」
「오시오.」

맥아더가 짧게 대답했고 나는 머리만 끄덕였다. 셋이 둘러섰을 때 입에서 파이프를 뗀 맥아더가 나에게 말했다.
「각하, 한국군 사령관을 교체 하시지요. UN군과 협력을 하려면 영어가 통하고 또한 ---」
말을 그친 맥아더가 심호흡을 했다.
「현재 한국군 사령관은 적임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어금니를 물었지만 내색 하지는 않았다. 물론 채병덕은 전 각료들로부터 한강철교를 일찍 폭파시켜 엄청난 군민(軍民)의 피해를 입힌 책임, 그리고 6ㆍ25 남침에 대한 정보 보고를 받고도 무시한 것 등 여러 가지 과오가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어차피 한국군도 UN군에 편입되어야할 상황이긴 하다. 이윽고 맥아더의 시선을 받은 내가 정중하게 말했다.
「충고 고맙습니다. 돌아가 각료 회의에서 결정한 후에 즉시 통보 해드리지요.」
맥아더가 그것이 대한민국의 자존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겠는가? 다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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