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승만 ‘不屈’ 이원호

<412> 전라도의 대학살

| 최종편집 2011.06.24 09: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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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6.25 (21)

국군은 1950년 10월 20일, 평양을 수복(收復)했다. 평양을 점령했다는 것보다 나는 거두어서 복귀시킨다는 의미의 수복이란 표현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평양은 본래 한민족의 땅이었으며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영토인 것이다.

인민군은 패주를 거듭하여 김일성은 국경의 어느 동굴로 피신했다는 소문이 났다.
「맥아더가 중국 국경까지 진격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신성모가 그렇게 보고를 한 것은 10월 24일이다. 기쁜 소식을 전할 때 신성모의 두 눈은 어린애처럼 번들거린다.

「곧 통일이 될 것입니다. 각하.」
비록 제 공(功)은 아니지만 내가 기뻐하리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것을 보려는 기대가 온몸에서 풍겨 나왔다.
나도 신성모가 마도로스 신, 또는 잘 울어서 낙루 장관 등으로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북한의 6.25 남침을 대비하지 못한 국방장관으로서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나는 국방장관 신성모를 경질하지 않았다. 그때 집무실로 내무장관 조병옥이 들어섰다.

조병옥의 얼굴은 신성모와 대조적으로 굳어져 있다. 조병옥이 입을 열었다.
「각하,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대전형무소에 수감했던 경찰관과 가족, 교사, 공무원과 가족, 운전사, 유지 등 3,500명을 대량 학살했습니다.」
조병옥의 큰 눈이 붉어져 있다. 다시 조병옥의 목소리가 집무실을 울렸다.

「9월 20일부터 수감자를 100명 단위로 끌어내 고랑에 처넣어 사살했는데 살아남은 사람은 도끼로 찍어 죽였습니다. 나중에는 200명 단위로 구내에 구덩이를 파고 죽였는데 교회 지하실에서도 불에 태운 시신 3백여 구를 찾아내었고 형무소 우물에서만 건져낸 시체도 1백구가 넘는다고 합니다.」

집무실 안은 숨소리도 나지 않는다. 신성모는 석상처럼 굳어져 있고 벽 쪽에 붙어선 비서들은 시선을 내린 채 움직이지 않는다. 조병옥이 서류를 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이어갔다.

「전라북도 고창 지역은 아직도 빨치산이 남아있는데 현재까지 처형당한 민간인이 4천명이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육군 중위 김광득의 증언에 의하면 김광득의 부친 김용수는 무장면 부면장이었는데 남로당원들이 김용수는 물론 김광득의 모친과 2살, 4살, 7살, 10살 13살, 15살짜리 동생 6명까지 모두 끌고 가서 죽창으로 찌르고 곡괭이로 찍어 죽였습니다. 국군 장교 가족에다 부면장 가족이라고 더 잔인하게 죽였다고 합니다.」

「이놈들.」
마침내 내가 손을 저어 조병옥의 말을 막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공산당 놈들, 이놈들이 인간인가?」

조병옥이 가져온 서류에는 더 많은 학살 기록이 남아있었다. 전라북도 옥구군에서는 주민 373명이 집단으로 살해 되었는데 낫이나 도끼, 곡괭이로 죽였다. 또한 전남 영광 지역에서 피해가 많았는데 영광군에서만 2만여 명의 주민이 학살당한 것이다.

그 중에는 10살 미만의 어린 아이가 2,500여명이나 되었는데 실종자는 1만여 명이었으므로 피해는 더 클 것이었다. 서류를 내 앞에 내려놓은 조병옥이 잇사이로 말했다. 참지 못한 것 같다.

「다 죽였습니다. 이렇게 잔인하게 동족을 학살한 예가 없습니다. 영광군 염산리 염산교회 집사인 노병재의 가족 9명, 그리고 동생 노병인 가족 7명, 노병규 가족 7명 등 어린애까지 포함한 23명을 목에 돌을 매달아서 한꺼번에 마을 앞 설도포구 수문에 던져 몰살 시켰습니다. 교회에서 예배를 본다고 아이까지 포함한 김방호 목사의 가족 8명을 도끼로 찍어 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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