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승만 ‘不屈’ 이원호

<415> 1.4 후퇴

| 최종편집 2011.06.28 10: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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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6.25 (24)

통일의 기회는 무산되었다. 중공군의 남침으로 1950년 12월 5일, 수복한지 한 달반 만에 평양을 빼앗긴 것이다. 1951년에 들어선 1월 1일, 중국군이 38선 이남으로 진격했고 나는 또다시 1월 4일, 서울을 떠나야만 했다.

나중에 들은 정보지만 왕가진 소련주재 중국 대사는 소련의 의무성차관 그로미코에게 중국군이 38선 이남으로 진격해도 되느냐고 묻자 그로미코는 「쇠는 달궈졌을 때 치는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군은 38선 이남으로 진격했고 1월 4일, 서울을 점령하고 계속 남진했다. 의기양양해진 모택동은 스탈린에게 전문을 보내 곧 미군은 격퇴되어 한반도에서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것은 결국 미국과 소련, 중국의 거대(巨大) 공산국가와의 전쟁이라는 증거였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애송이 꼭두각시 김일성이 중국과 소련의 등에 업혀서 저지른 동족 학살극이다.

나를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부르는 공산당 앞잡이들이 있다. 과연 그런가?
내가 6.25 동란 동안에도 미국 정부의 암살 대상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해줄 것이다. 내 인생이 제대로 밝혀졌을 때 내가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를 지향했지만 미국을 철저히 이용하되 결코 굴종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김일성과 같은가?

「곧 반격을 할 겁니다.」
1월 중순, 나를 찾아온 맥아더가 말했다. 우리는 부산경무대 집무실에서 마주 앉아 있었는데 주위를 물리치고 단독 회담을 하는 중이다.

「중국군도 한국군 게릴라를 만나 고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성과 사리원 일대의 한국군 게릴라는 중국군 배후를 치면서 병참로를 차단하고 있지요.」
머리를 끄덕인 내가 말했다.
「국군은 다시 38선을 돌파할 겁니다.」

「그래서 내가 찾아온 것인데요, 각하.」
쓴웃음을 지은 맥아더가 말을 잇는다.
「이번에도 대전협정을 위반하시면 곤란합니다. 지난번 38선 돌파 명령은 내가 수습할 수 있었지만.」

말을 멈춘 맥아더가 정색하고 나를 보았다. 그 뒷말은 내가 이을 수 있다. 이번에는 수습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는 다시 한국전쟁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전쟁이 확전되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압니다. 장군.」
나는 내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들었다. 부끄럽지만 이 전쟁은 미국과 중ㆍ소 연합군의 전쟁이다.
엄밀히 말하면 남북 전쟁이 아니다. 북한도 독자적으로 남한을 침법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그래서 김일성이 수없이 스탈린과 모택동에게 매달려 지원 약속을 받아낸 후에 남침했다.

나는 또 누구인가? 미군과 유엔군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진즉 공산화되었다. 아마 지금쯤 수백만 명이 학살당했을 것이리라. 내가 말을 이었다.
「장군, 대한민국은 이번이 통일의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을 놓치면 또다시 일제 식민지처럼 수십 년을 기다려야 될지도 모르겠소.」

그 때 내 눈앞에 해방이 되기도 전에 죽어간 안창호, 박용만 등 독립운동 동지에다 개화운동으로 옥중에서 고종으로부터 사형을 당한 혁명가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때 맥아더가 말했다.

「각하, 조심해 주시오. 나는 내가 존경하는 분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고맙소 장군.」
나는 손을 뻗어 맥아더의 손을 잡았다. 그 때 내 나이 77세, 맥아더는 나보다 다섯 살 아래인 72세의 미육군 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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