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15>

    사고, 사고, 사고-2

     청양에서 유성까지 다시 이동해야 했다. 생각해보니까 청양경찰서는 올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최득구라는 경사가 목격자고 그를 만나봐야 하는 거라면, 애초부터 유성경찰서로 가면 되는 일이었다. 김요삼에게 올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김요삼에게는 올 필요가 없는 일이었는데도

    2009-07-23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14>

    사고, 사고, 사고-1

    아무래도 자동차가 있어야 했다. 사람을 찾는데 자동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자동차가 없다면, 사람을 찾을 수 없는 건 아니겠지만, 찾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현격히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세상은 자동차 없이는 사는 게 불가능한 세상이었다. 사람을 찾는데 있어서는 더

    2009-07-23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13>

    몽골 타운에서 만난 사람들-3

    우리, 나와 지만이는 성규를 남자로부터 떼어놓아야만 했다. 이대로 그냥 놓아두었다가는 남자가 화를 참을 수 없게 되고 그러면 큰 싸움으로 번질 게 확실했으므로, 당연하고도 필요한 조치였다.그러니까 성규의 행동의 대강은 이해가 되었다. 성규는 그의 도망간 몽골 아내가 남

    2009-07-10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12>

    몽골 타운에서 만난 사람들-2

    우리가 누구냐고 몇 번을 반복해서 묻고 몽골 상인이 반복해서 손가락 지적을 해주고 나서야, 우리는 몽골 상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한 십여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나무며 걸어오고 있는, 청바지에 철이른 회색 털잠바를 입

    2009-07-10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11>

    몽골 타운에서 만난 사람들-1

    몽골 타운에 관한 얘기를 들은 것은 남양주의 몽골문화촌을 찾아가는 길에서였다. 택시운전사가 내리는 길에 귀띔을 해주었던 것이었다. 그 순간에는 얼핏 듣고 흘려버렸지만, 조만간에 생생하게 떠올라왔다. 몽골 타운은 뭐 특별한 게 아니고 주말마다 한국에 나와 있는 몽골 사람

    2009-07-10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10>

    노래부르는 여자들과의 조우-2

    긴 생머리, 천상의(?) 노래를 부르는 세 여자들이 덕산에 가려고 하는 목적은 온천욕을 위해서였다.  세 명의 여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고, 덕산까지 오는 내내 딱 두마디만을 했을 뿐인데, 그 두마디를 통해 여자들이 덕산까지 가려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성규와 함께

    2009-06-29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9>

    노래부르는 여자들과의 조우-1

     남양주의 몽골문화촌을 다녀온 우리는 곧 자동차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사람을 찾는다는 건 기동성이 필요한 일이었는데, 기동성을 확보하자면 무엇보다도 차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중에 차를 갖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집에 차가 있었지만, 와이프가 끌고 있

    2009-06-29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8>

    오 아내여 어디에 있는가-2

    택시를 집어탔다. 미아리에서 남양주까지, 달리 가는 방법을 알 수 없었다.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이 있는지 알 수 없었고, 있다 하더라도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수는 없었다. 우리는 마음이 몹시 급했다. 달아난 몽골 아내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우리처럼 몹시 급한 사람

    2009-06-16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7>

    오 아내여 어디에 있는가-1

    도망간 몽골 여자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이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닫는 데에, 결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주 적은 시간이면 족했다. 우선은 아무런 연고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몽골 여자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무

    2009-06-16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6>

    조카와의 조우-2

    "당숙, 오르그뜨가 도망갔어요."고시원 옆 ○○베이커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빵과 우유를 시켜놓고 내가 어쩐 일이냐고 물었을 때 대뜸 성규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었다.성규의 말을 듣고 나는 의아했다. 도무지 성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서였다. "오르그뜨가 도망갔다고?

    2009-06-07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5>

    조카와의 조우-1

     집을 나온 것은 잘한 일이었다. 모두에게 평안을 가져온 일이었다. 와이프는 '당신 빨갱이'라는 욕을 듣지 않게 되었으므로 마음이 편해졌고,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마음이 편해졌다. 처제는 나를 보지 않고 독일로 떠났지만, 처제를 보았다면 또 그 말이 튀

    2009-06-07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4>

    집을 나오다-2

    탈북자들에 관한 소설을 써 보자 하고 자료를 모으고 그 내막을 조사하고 알아가면서 나는 변했다. 그것도 조금 변하다 만 게 아니라 아주 많이 변했다. 무엇보다도 가치관이 변했다고 하는 것이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바뀌었다. 여태껏 옳다고 믿었던 게 옳지 않을 수

    2009-06-01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3>

    집을 나오다-1

    탈북자에 관한 얘기를 좀 써보자 마음먹은 게 상당히 오래다. 한 사,오년쯤 전부터 갖기 시작한 생각이니까.  그동안 탈북자에 관한 꽤 많은 자료를 모았고, 와이프가 일하는 사회복지관을 통해 탈북자 청소년들을 만나보기도 했고, 인터넷상을 통해 친분을 갖게 된 탈북자들도

    2009-05-25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2>

    프롤로그-2

     사실 성규도 북한을 탈출하고 중국을 사년간 떠돌다 중국마저 탈출해 베트남에 들어와서 미국 대사관에 몸을 의탁했다가 한국으로 오게 된 케이스였다. 성규가 미국 대사관에 진입한 것은 처음부터 미국 대사관에 진입하자 마음먹고 그리 한 일이 아니었다. 애초에 성규는 한국대사

    2009-05-14 이호림
  • 이호림 장편소설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1>

    프롤로그-1

    -프롤로그- 아침부터 성규는 기분이 영 꽝이었다.기분이 영 꽝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오늘 하루 별로 되는 일이 없었다. 성규는 결코 기분파는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고 나쁨에 따라 하루 일진이 영향을 받는 건 어쩌는 수 없는 일 같았다.우선 새벽부터 억수같이 비가 왔다. 장

    2009-05-14 이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