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2> 호색한? 괴물? 왕자의 정체

    4장 황제의 밀사 (25) 대한제국 공사관을 향해 걷는 내 머릿속에는 조금 전에 헤어진 의친왕(義親王) 이강(李堈)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반역자 김윤정을 유인해내는 작전은 사소한 일이었다. 혹시 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본 암살자 따위도 무시되었다. 말로만 듣

    2010-07-29
  • <131> 반역자를 유인해 내는거요

    4장 황제의 밀사 (24) 「혹시 서기관 중 누가 날 만나보라고 하지 않습디까?」이강이 물었으므로 내가 머리를 들었다.김윤정이다. 그러나 나는 선뜻 입을 열지 않았다. 내 표정을 본 이강이 빙그레 웃었다.「김윤정이겠지요. 그자는 이곳에서 현지 채용된 서기관인데 예의가

    2010-07-28
  • <130> 이강 왕자 말씀이 이럴진대!

    4장 황제의 밀사 (23) 내가 옮긴 숙소는 김일국과 친분이 있는 미국인 스미스(Smith)씨 집이었다. 나는 김일국을 믿기로 한 것이다.새 숙소는 본채 옆쪽의 창고를 개조했기 때문에 응접실, 침실, 주방까지 갖춰져 있어서 셋집이나 같았다. 더욱이 저

    2010-07-27
  • <129> 암살을 피하려면 숙소 옮기시오

    4장 황제의 밀사 (22) 나와 김일국은 인도 안쪽의 건물 옆으로 마주보고 섰다.내가 김일국을 쏘아보았다.「황제의 밀서를 품고 오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먼저 시치미를 떼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내가 물었더니 김일국이 여전히 굳어진 표정으로 대답한다.「공

    2010-07-26
  • <128> 공사는 일본의 개가 되었죠

    4장 황제의 밀사 (21)  김윤정(金潤晶)은 깔끔한 용모에다 웃음 띤 얼굴이어서 호감이 가는 인상이다. 인사를 마친 김윤정이 앞쪽에 앉더니 말을 잇는다.「홍서기관한테서 이야기를 들으셨겠지만 대한제국 공사관은 이미 일본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나 같습니다.」나는 눈만 껌

    2010-07-23
  • <127> 공사관이 일본속령 사무실 같다

    4장 황제의 밀사 ⑳  햄린(Hamlin) 목사를 만난 후에 나는 아이오와 서클에 위치 한 한국공사관을 방문했다. 오전 11시쯤 되어서 공사관 건물 1층의 사무실은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었는데 홍철수 서기관이 나를 맞았다. 옆쪽 조그만 회의실로

    2010-07-22
  • <126> 주여, 고맙습니다

    4장 황제의 밀사 ⑲  여비가 모자랐으므로 이중혁과는 로스앤젤리스에서 헤어져야만 했다.「형님, 꼭 대업을 이루시기 바랍니다.」역까지 배웅나온 이중혁이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말했다. 목이 메인 내가 머리만 끄덕였을 때 옆에 서 있던 신흥우가

    2010-07-21
  • <125> "50불이면 황제께서 정5품 벼슬을 내릴 것이오"

    4장 황제의 밀사 ⑱  다음 날 오전 나는 미션하우스에서 장을호(張乙浩)라는 사내를 만났다. 큰 키에 멀끔한 용모를 지닌 40대쯤의 사내였는데 마당에 서있던 우리에게 다가와 인사를 청했던 것이다.「난 조선독립당 부당수(副党首) 장을호라고 합니다.」사내

    2010-07-20
  • <124> 미국이 조선을 일본한테 넘겨준답니다

    4장 황제의 밀사 ⑰  「형님, 어서 오십시오.」신흥우의 얼굴에는 진심으로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이곳은 로스엔젤리스, 나와 이중혁은 방금 로스엔젤리스에 도착한 것이다. 역으로 마중나온 신흥우는 내 친구 신긍우의 동생이며 한성감옥서에서도 같은 방을 썼

    2010-07-19
  • <123> "제 자식들에게 꼭 기다려달라고..."

    4장 황제의 밀사 ⑯ 누군들 사연이야 없겠는가? 그러나 작년 말(1903, 11)에 하와이로 이민을 온 김옥심의 사연도 기구했다.전라도 정읍에서 소작농으로 입에 겨우 풀칠을 하던 남편 박동수와 함께 김옥심은 이민선을 탔다. 그러나 올해 2월에 박동수가 갑자기 배가 아프

    2010-07-17
  • <122> "좋다, 놀자"

    4장 황제의 밀사 ⑮  「좋다. 놀자.」하고 내가 대답했을 때 놀란 이중혁이 내 옷소매를 움켜쥐기까지 했다.그러나 나는 사내에게 말을 이었다.「둘이 함께 가면 안되겠는가?」「아, 되구말구. 하지만 한 사람당 2불, 시간은 두시간을 깎을 순 없소.」사내의 얼굴에

    2010-07-16
  • <121> "여자와 놀지 않겠소?"

    4장 황제의 밀사 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때는 1904년 12월 6일이다. 제물포항을 11월 4일에 출발 했으니 한달 하고 이틀이 걸렸다.「안창호씨는 지금 로스엔젤리스에 가 있습니다.」나를 맞은 안정수가 먼저 안창호에 대해서 말했다.안창호는 나보다 세 살 늦은 1

    2010-07-15
  • <120> 하와이서 성공한 오선희

    4장 황제의 밀사 ⑬  「호놀루루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어요.」둘이 되었을 때 오선희가 말했다.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오선희의 표정은 밝다. 그것이 나에게는 조금 서운했다. 마치 어제도 만난 사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머리를 끄덕인 내가 물었다.「집안은 무고하시지?

    2010-07-14
  • <119> 하와이 첫 연설, 모두 울었다

    4장 황제의 밀사 ⑫  에와(EWA) 농장에 모인 한인은 2백여명이나 되었다. 한인 농장이어서 불을 밝힌 마당에는 한인 남녀들로 가득 찼는데 그중 반 이상이 대여섯시간 거리의 농장에서 왔고 몇 명은 10시간 이상이 걸리는 근처 섬에서 산다.와드먼과 윤

    2010-07-13
  • <118> 호놀루루에 내렸더니...

    4장 황제의 밀사 ⑪  사이베리아호가 호놀루루에 도착한 것은 1904년 11월 29일이다. 고베에서 12일이 걸린 것이다.배는 다음날 출항하도록 되어있어서 샌프란시스코행 승객들은 하선이 금지되었지만 나를 찾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민국 통역인 홍정섭이다

    2010-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