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 나는 백제계 후손 일본인이오

    4장 황제의 밀사 ⑩  「형님, 조선은 어찌 될까요?」고베에서 갈아 탄 사이베리아호(S·S·Siberia) 갑판에 선 나에게 이중혁이 물었다.강한 바람에 옷자락이 날렸고 파도가 높아 배가 흔들렸지만 우리 둘은 나란히 바다를 향

    2010-07-10
  • <116> "당신은 不屈의 상이오"

    4장 황제의 밀사 ⑨  나와 이중진이 탄 오하이오(ohio) 호가 제물포항을 출발한 것은 1904년 11월 4일이다. 내 수중에는 선교사들의 추천서와 함께 외부(外部)에서 발행한 여권인 집조(執照)가 넣어져 있었는데 밀서는 물에 젖지 않도록 기름 종이에 몇 번이고 감아

    2010-07-09
  • <115> 황제의 밀서 한통이 무슨 소용...

    4장 황제의 밀사 ⑧  「그러시면 안됩니다.」상궁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또렷했다. 위에서 사람을 부리는데 익숙해진 억양이다.정색한 상궁이 말을 잇는다.「제가 이공의 내력을 다 압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하사금을 받으셔야 하오.」「아신다니 묻겠습니다.」나도 똑바로 상궁을

    2010-07-08
  • <114> "폐하께서 부르시오"

    4장 황제의 밀사 ⑦  출국 사흘 전이 되는 날 밤, 그날은 집에 일찍 돌아와 있던 내가 문 밖의 인기척에 머리를 들었다.「서방님, 손님이 오셨습니다.」복례의 목소리였는데 조금 굳어진 것처럼 느껴졌다.「뉘시냐?」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물었더니 대답이 없다.방문을 연 나는

    2010-07-07
  • <113> 약육강식의 세상, 누굴 믿겠소

    4장 황제의 밀사 ⑥  미국 선교사들은 내 미국행(行) 계획을 놀라면서도 반겼다. 그들에게 유학을 목적으로 떠난다고 했더니 모두 기꺼이 추천서를 써 주었다. 나에게 그 추천서들은 통장이나 같았다. 두 대신은 겨우 여비만 보태 줄 것이기 때문이다.내가 유학을 떠난다는 소

    2010-07-06
  • <112> "저도 따라가면 안됩니까?"

    4장 황제의 밀사 ⑤  그동안 나는 상동(尙洞)교회 안에 주시경, 전덕기 등과 함께 상동청년학교(尙洞靑年學校)를 설립했는데 감옥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학당을 운영한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청년학교의 교장은 내가 맡았으며 박승규가 부교장, 전덕기

    2010-07-05
  • <111> "의지할 데는 미국 뿐일세"

    4장 황제의 밀사 ④  백성들의 사는 방법은 이렇다. 그 예가 기석(奇石)과 박무익이다. 기석은 일본인 군속 이시다 주우로(石田十郎)의 통역이었다가 내 소개로 지금은 미국 공사관 통역이 되어있고 박무익은 의병장이다.조선 땅이 친청(淸), 친러, 친일,

    2010-07-03
  • <110> 그대는 대한제국의 밀사일세

    4장 황제의 밀사 ③  민영환(閔泳煥)과 한규설(韓圭卨)은 나하고 친분이 깊다. 두 분 다 개혁을 지지하는 성향인데다 민영환은 독립협회를 적극 후원했으며 한규설은 내가 투옥되어 있을 때 구명 운동을 해준 분이다.나는 지금 정동교회 근처의 사가(私家)

    2010-07-02
  • <109> 당신이 원하는 지아비 노릇은 못할것 같소

    4장 황제의 밀사 ②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을 딛는 것 같습니다.」하고 아내가 말했을 때 나는 퍼뜩 시선을 들었다가 곧 내렸다.깊은 밤이다. 오늘도 늦게 들어온 나는 마악 옷을 벗고 앉은 참이었다. 윗목에 앉은 아내가 말을 잇는다.「감옥서에 계신동안

    2010-07-01
  • <108> "의병 일으키면 더 빨리 속국 돼"

    4장 황제의 밀사 ①  내가 출옥하기 전인 올해 2월(1904, 2)에 한일의정서(韓日議定書)가 체결되었다. 일본은 주차군을 설치하고 경찰제를 도입시켜 대한제국은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가 있는 것이나 같다. 감옥 안에서 밖의 사정은 다 들었지만 막상 내 눈에 보이는 현실

    2010-06-30
  • <107> 내조상이 이승만과 함께 미국에?

    네 번째 Lucy 이야기 ④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하세요?」자리로 돌아와 앉은 내가 불쑥 물었더니 고지훈이 잠깐동안 시선을 주었다.미국 시민권자인 나는 내 나라 미합중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그렇게 되도록 교육을 받았기 때

    2010-06-29
  • <106> 인연이 이렇게 얽혀 있구나

    네 번째 Lucy 이야기 ③  그때 내 핸드폰이 진동으로 떨었으므로 고지훈이 입을 다물었다. 고지훈에게 눈짓을 해보인 내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스티브다. 지금 뉴욕은 오후 8시 반이 되었겠다. 자리에서 일어선 내가 창가로 다가서며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예

    2010-06-28
  • <105> "건국을 부정하는 집단은 반역집단"

    네 번째 Lucy 이야기 ②  오늘은 쉬는 날이다. 그래서 나는 여유 있는 태도로 소파에서 고지훈과 마주보며 앉아있다. 바쁜 일도 없기 때문에 전(前)대통령 국민장인 내일까지 쉴 작정이었다. 방 안에서 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내가 고지훈에게 물었다. 물론 나는 한국

    2010-06-28
  • <104> 난 이런 사내가 좋다

    네 번째 Lucy 이야기 ①  「뿌리를 잊고 살았다.」수기를 읽고 났을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뿌리가 있다. 이승만의 수기에 등장한 수많은 인물들의 후손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자신의 뿌리, 즉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나 있을 것인

    2010-06-25
  • <103> '새로운 이승만' 석방되다

    3장 대역죄인(大逆罪人) (30) 1904년 8월 6일, 저녁 무렵에 나는 감옥서 서장 김영선의 방으로 불려 갔다. 김영선은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는데 옆쪽에는 부서장 이중진이 서있다. 그들의 표정을 본 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둘 다 웃고 있

    201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