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 뇌물 먹은 임금은 필요없다

    1장 격랑속으로 (24) 세르진 사바틴, 러시아의 건축가로 3년 전인 고종 32년(1985) 민비가 시해 되었을 때 현장을 목격한 유일한 외국인이다. 일본군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궁궐 안에 서양인들을 교대로 숙직시켰기 때문에 역사현장의 증

    2010-03-22 불굴
  • <26> 그녀의 혀가 입안에서 꿈틀거린다

    1장 격랑속으로 (23) 「수잔, 난 결혼한 몸이야.」수잔과 공부를 시작한지 나흘째 되는 날, 내가 불쑥 영어로 그렇게 말했다. 조선과 미국의 풍속 이야기를 하던 중이다.머리를 든 수잔이 나를 보았다. 수잔의 푸른 눈동자 속에 내 얼굴이 박혀져 있다. 주위는 조용하다.

    2010-03-19 불굴
  • <25> 수잔, 내몸이 뜨거워졌다

    1장 격랑속으로 (22) 제중원 소속 의료선교사 크로포드는 부임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선말을 조금은 안다. 나한테서 조선말을 배운 화이팅이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리, 이리오세요.」하고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돌아보기도 전에 쓴웃음을 지었다. 크

    2010-03-18 불굴
  • <24> 나는 임금을 바꿀테다

    1장 격랑속으로  나는 경기도 광주(廣州) 의곡에 위치한 서당 때의 친우 정유건의 집 사랑채에 앉아있다. 정유건이 꼭 한번 들르라는 연락을 받고 찾아온 것이다. 배재학당을 졸업하고 눈코 뜰 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모처럼 시간을 낸 것이다. 「조선은 곧 망하네.」술

    2010-03-17 불굴
  • <23> 친일내각 몰아낸 이완용이 일본 놈과 밀통하다니

    1장 격랑속으로 ⑳ 졸업식에서 나는 졸업생을 대표하여 영어 연설을 했다. 제목은 『조선의 독립』이었는데 축하하러 온 왕실과 고관, 외교 사절들을 자극하는 발언은 들어있지 않았다. 창립자인 아펜젤러와 교수진들은 나에게 신문명(新文明)과 개혁에 대한 기초, 그리고 열망(熱

    2010-03-16 불굴
  • <22> "일본 돈 먹은 고관들 수두룩해요"

    1장 격랑속으로 ⑲  「이시다는 공금을 멋대로 뿌렸다는 죄를 짓고 본국으로 잡혀갔다는데요.」하고 기석이 말했으므로 나는 머리를 들었다. 6월 하순의 오후, 학당에서 돌아온 나는 마루에 앉아 모처럼 찾아온 기석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기석은 넉달전부터 미국 공사관의

    2010-03-15 불굴
  • <21> 왕정 비판금지? 가슴이 끓어오른다

    1장 격랑속으로 ⑱ 갑신정변(고종21, 1884)을 일으킨 김옥균, 서재필 일파는 변법개화파 또는 일본당으로도 불린다. 그들은 일본군의 지원을 받아 민비 세력을 타도하고 신정부를 수립했지만 사흘만에 붕괴되었다. 민비의 요청을 받은 청군이 일본군과의 격렬한 총격전 끝에

    2010-03-12 불굴
  • <20> 눈 감은 어머니 "꼭 돌아오너라"

    1장 격랑속으로 ⑰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그해 7월 25일이다. 사흘 전 갑자기 안방에서 쓰러지셨던 어머니는 내가 제중원에서 지어온 약도 드셨지만 안색이 파랗게 변한채로 일어나지 못하시다가 세상을 떠났다. 떠나기 전날의 늦은 밤, 나는 누워있는 어머니 옆에 앉아 있었

    2010-03-11 불굴
  • <19> 서재필, 일가족 몰살 당하다

    1장 격랑속으로 ⑯ 「머리를 잘랐군.」내 머리를 본 서재필(徐載弼)이 웃음 띈 얼굴로 말했다. 실크 햇을 책상 옆에 내려놓은 서재필의 단정한 머리는 윤기가 났다. 포머드를 발랐기 때문이다. 배재학당의 교수실 안이다. 작년(고종 32년 1895년) 11월에 미국에서 귀국

    2010-03-09 불굴
  • <18> "조선인 이승만의 목이 떨어졌다"

    1장 격랑속으로 ⑮ 진료실로 들어선 나를 보더니 에비슨이 빙긋 웃는다. 「대화 끝나셨소?」화이팅과의 교육이 끝났느냐고 묻는 것이다. 머리를 끄덕인 내가 앞쪽 의자에 앉았다. 제중원(濟衆院) 안이다. 에비슨의 시선을 받은 내가 입을 열었다. 「머리를 자르고 싶소.」상투란

    2010-03-05 불굴
  • <17> 일본 앞잡이의 앞잡이 '힘없는 백성'

    1장 격랑속으로 ⑭  「나으리를 뵙습니다.」학당 정문 앞에 선 기석(奇石)의 몰골은 흉했다. 머리에는 벙거지를 쓰고 후줄근한 양복 차림에다 짚신을 신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내가 정문 옆의 담장가로 기석을 데려가 물었다. 기석은 혼자 온 것 같다.

    2010-03-04 불굴
  • <16> 성난 군중, 친일파 때려 죽이다

    1장 격랑속으로 ⑬ 제중원(濟衆院)의 여의사 파이팅(Georgiana E. Whiting)한테서 연락이 온 것은 다음해인 고종 33년(1896) 2월 중순이다. 상황이 바뀌었으니 상경하라는 전갈이었는데 나도 평산에서 들었다. 임금이 2월 11일 새벽에 태자와 함께 러시

    2010-03-03 불굴
  • <15> "이런 임금을 어이할꼬"

    1장 격랑속으로 ⑫ 「이게 무슨 조정이란 말입니까?」내가 따지듯이 묻자 노인이 빙그레 웃는다. 나는 지금 춘생문 사건에서 실패하자 그 주모자를 처벌한 임금을 성토하는 중이다. 임금은 주모자인 임최수 등을 처형했는데 친일파 각료들과 일본의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모자

    2010-03-02 불굴
  • <14> 내 스스로 가슴에 붙인 부적

    1장 격랑속으로 ⑪ 휩쓸렸다. 허둥지둥 성 밖으로 도망치면서 내 머릿속을 맴돌던 단어가 그것이었다. 나는 황해도 평산(平山)의 둘째 누님댁으로 피신했으나 집안에만 숨어있지는 않았다. 누님은 평산의 청송(靑松) 심씨(沈氏)댁으로 출가했지만 내가 태어난 곳도 평산이었다.

    2010-03-01 불굴
  • <13> 친위대장의 배신

    1장 격랑속으로 ⑩ 사건은 바로 다음날 일어났다. 그러나 춘생문으로 들어가 임금을 빼내온다는 거사는 내부에서 호응하기로 약조했던 친위대 대대장 이진호의 배반으로 좌절된 것이다. 당장에 검거 선풍이 불면서 이충구도 체포되었다. 친일 내각은 눈에 불을 켜고 관련자를 색출했

    2010-02-28 불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