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한국 과거 정권의 남북협력 기금이 북한 간부들 이익을 채우는 데 사용되는 "눈먼 돈"으로 불렸고 지난달에는 김정일이 직접 이 '눈먼 돈'을 잘 활용해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북한 고위급 소식통을 통해 알려졌다. 북한에서 '눈먼 돈'이란 간부들이 나라의 공적자금을 손쉽게 개인 재산으로 남용할 수 있는 경우에 붙이는 이름이다. 결국 남한의 남북협력기금이 북한 고위 간부의 사욕을 채우는 데 악용됐다는 얘기다.

  • ▲ <span style=지난 정권의 남북협력기금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눈먼 돈'으로 불렸고, 지난달에는 김정일이 협력기금을 잘 활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에 지원될 비료가 선적되는 장면 ⓒ연합뉴스" title="▲ 지난 정권의 남북협력기금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눈먼 돈'으로 불렸고, 지난달에는 김정일이 협력기금을 잘 활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에 지원될 비료가 선적되는 장면 ⓒ연합뉴스">
    지난 정권의 남북협력기금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눈먼 돈'으로 불렸고, 지난달에는 김정일이 협력기금을 잘 활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에 지원될 비료가 선적되는 장면 ⓒ연합뉴스

    북한 내부 소식을 전문으로 전하는 열린북한통신은 16일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 10월 17일 김정일이 군부와 당 핵심 간부들 앞에서 북한의 어려운 경제적 난국을 해결하고 해외투자를 유치함에 있어 지난 남북교류를 통해 남한 정부가 조성해 놓은 남북협력기금을 잘 활용할 데 대하여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김정일이 "지난 날 우리가 남한 정부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하는 데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일부 일꾼들의 개인주의와 부주의로 인해 많은 현재 애로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미북 회담 진전정도에 따라 남북관계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해당 부서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북협력기금을 잘 활용하라"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남한에 유화의 손짓을 펴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통신에 따르면 그는 "미북간의 일괄적 타결로 얻어질 경제적 이윤도 결국에는 남한 남북협력기금으로부터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현 상황에서 우리를 지원할 재정상태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이전 정부와는 다른 강경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남한 정부와 관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남 유화 정책이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진심으로 원해서가 아니라 미북 대화가 진전될 경우 실질적 경제 보상이 미국이 아니라 남한으로부터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그 여건을 조성해 놓자는 얘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