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쇠고기협상 수석대표였던 민동석 외교통상부 외교역량평가단장이 25일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최후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민 단장은 지난 3월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며 다음달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PD수첩 재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 ▲ 민동석 외교통상부 외교역량평가단장 ⓒ 연합뉴스
    ▲ 민동석 외교통상부 외교역량평가단장 ⓒ 연합뉴스

    민 단장은 이날 피해자 최후 진술서에서 PD수첩 광우병 관련 보도 취재와 구성에 참여했던 김모 작가의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찔러 광적으로 (광우병) 일을 했다'는 말을 들어 "이 한마디는 모든 배경을 웅변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그들이 가장 미워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공무원이었고 협상대표였다. 대한민국을 미워하는 그들은 공권력도 또한 사법부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이제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좌파이며 언론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허위로 선동을 했다"고 강조했다.

    민 단장은 또 촛불사태 당시 시청앞 광장의 광풍을 보며 담당 PD와 김 작가가 "아직 만족 못한다"는 대화를 나눈 점을 거론하면서 "이 한마디의 대화 속에서 그들이 가진 현실적 악의를 적나라하게 느낀다. 그들은 이 땅에 혁명을 추구하는 좌파세력"이라며 "그들의 선동 앞에서 대한민국이 어이없이 무너진 순간이 있었다"고 분개했다.

    "가족의 인격권마저 PD수첩이 만들어준 모욕과 경멸의 무덤 속에 매장"

    또 민 단장은 PD수첩의 보도로 인해 가족과 함께 겪어야 했던 상처를 토로하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했다. 민 단장은 "저와 가족의 인격권은 PD수첩이 만들어준 산더미 같은 모욕과 경멸의 무덤 속에 매장된 지 이미 오래"라고 토로했다.

    "지하철 안에서 아줌마들이 수근 대는 말을 들었어요. 미국 쇠고기 먹으면 다 미쳐서 다 죽는다는 거예요. 우리 아빠가 국민들 모두 죽이려고 한단 말인가요? 도대체 아빠를 위해서 진실 한마디를 용감하게 해 줄 사람이 대한민국에는 단 한사람도 없단 말인가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외치는 딸을 보면서 민 단장은 "공직자로서의 30년 세월과 땀이 PD수첩 1회 방송으로 모두 사라져 버리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란 미명하에 하는 선동은 정말 무서웠다"면서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눌러쓴 채 지명수배 당한 범인처럼 숨어다녔고, 생명을 위협하는 협박들이 날아들었다. 공포분위기 속에서 가족들도 불안에 떠는 나날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레바논에 파병, 군복무를 하던 아들도 방송을 통해 아버지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이고 광우병오적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조리돌림을 당하는 걸 보면서 눈시울을 적셨다고 민 단장은 전했다.

    이어 민 단장은 쇠고기 협상 당시를 설명하며 "겉으로는 점잖은 협상이지만 내막은 치열한 국제적 생존경쟁의 장이었다"면서 "저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성공적인 결실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타결로 인해 우리나라가 쓰나미 같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빨리 모면할 수 있었고 그 덕에 G20 회원국도 되고 정상회의도 유치할 수 있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생각해도 제 양심에는 한 점의 거리낌도 없다"고 강조했다.

    민 단장은 끝으로 "피해자로서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간곡히 희망한다"며 "사건의 본질이 '언론의 자유'인지 아니면 그 미명 뒤에 숨은 '허위의 선동'인지를 정확히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그런 선동의 배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저들 좌파가 가장 미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려해 달라"면서 "아마도 그것은 대한민국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