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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지역에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25.8센티미터의 눈이 내려 지하철 이용객이 늘면서 5일까지 전동차가 지연되는 등 큰 혼잡을 이뤘다. 또 4일 오전부터 시군구단위로 본격적인 제설작업이 시작됐지만 ‘도로’에 편중 돼 골목길은 여전히 ‘눈밭’이다.
‘지옥철’ 언제까지 타야하나
평소 자가용이나 버스로 통근하는 직장인들이 눈을 피해 지하철로 몰리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평소의 서너 배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지하철의 ‘잔고장’으로 출발이 지연되는 등 시민들의 ‘지옥철’ 출근길은 이날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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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상역이 많은 1호선은 기계결함이 수시로 발생해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됐다. 역곡역에서 동대문역으로 출근한다는 이진경(31)씨는 “어제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지하철이 너무 느려 지각했다. 오늘은 1시간 일찍 나왔는데도 지하철에 사람들이 많아 출근하다 지쳐버렸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지하철의 출발이 지연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5일 오전 1호선을 타고 출근하던 최미경(26)씨는 “남영역을 지날 즈음 기계 결함으로 모두 다 내리라는 방송이 나왔다. 한 정거장을 가는데 5분도 넘게 걸리는 지하철을 겨우 탔는데 또다시 기다려서 지하철을 탈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며 시민들의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서울 지하철은 아침 지하철 배차가 집중되는 출근 시간대를 아침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로 평소보다 1시간 연장했으며 당분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막차시간도 1시간 연장해 2시까지로 운행한다.
‘골목길’은 제설 제외 대상?
서울시가 2006년 제정한 조례에 따르면 건축물 주변 이면도로 등 골목길 제설작업은 거주자가 실시하도록 의무화돼있다. 폭설이 내린지 하루가 지나면서 서울시 주요 도로는 조금씩 원래 모습을 되찾고 있으나 골목길의 ‘눈’은 방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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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25개 구청 제설대책본부는 강설예보에 따라 제설재를 미리 상차하여 대기하는 등 사전대비에 나섰다고 말했으나, 시민들의 의견은 달랐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모(42)씨는 “집 앞에 눈은 겨우 쓸었으나, 골목길에 눈이 너무 많아 염화칼슘을 뿌리려고 재설함을 열었으나 텅 비어있었다”며 “골목길 눈을 거주자가 어떻게 치우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답답한 마음은 지역주민센터도 마찬가지다. 한 지역주민센터의 직원은 “염화칼슘은 눈이 폭설이 되기 전에 다 사용해버렸고 이 같은 폭설에는 눈삽 같은 제설도구가 필요한데 하나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