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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국가대표 축구팀이 10일(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란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했다. 한국이 국제 경기에서 4골을 내 준 것은 지난 2004년 7월 31일 중국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이란전(3-4 패)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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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염기훈이 찬 프리킥이 리바운드 돼 나온 것을 김정우가 곧바로 골로 연결했고 후반엔 뉴페이스 구자철이 멋진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잠비아의 골망을 두 번 흔들었지만 경기 내내 잠비아 선수들의 개인기에 휘말리며 전후반 각각 2골씩을 허용하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에 대해 허정무 감독은 경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비가 내려 잔디가 미끄러웠고 시차와 고지대 적응에 선수들이 상당히 힘들어했다"는 해명을 늘어놨다.
특히 월드컵 공인구로 채택된 자블라니에 대해 "공의 스핀이 잘 먹지 않아 감아 차질 못했고 볼의 컨트롤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선수들이 제대로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이번 경기로 한국팀의 조직력이나 역량에 문제가 있다는 섣부른 판단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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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블랙번 로버스의 입단 테스트를 앞둔 구자철을 비롯, 후반에 투입된 김보경과 이승렬 등에 대해선 만족감을 표한 뒤 "이동국은 오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밝혀 앞으로 최종엔트리 합류에 난항을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잠비아의 에르베 르나르 감독은 "프로선수라면 어떤 공이라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혀 묘한 대조를 이뤘는데 "월드컵 진출팀에 승리를 거둬 기쁘지만 오늘 상대한 한국팀은 박지성, 기성용 등이 빠져 베스트 전력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또 르나르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가 8강에 진출할 것으로 본다"고 예견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