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IB스포츠가 K모씨 명예훼손"

5월 1일부터 어머니 박미희씨와 함께 올댓스포츠를 설립, 새 둥지를 튼 김연아가 전 소속사 IB스포츠와 직·간접적으로 민·형사상 고소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 돼 주목된다.

IB스포츠는 김연아가 계약 만료 이후 신설법인 '올댓스포츠(AT Sports)'를 설립한 것에 대해선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IB스포츠에서 김연아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하던 K모씨가 올댓스포츠로 이직한 것은 "회사의 자산을 가지고 나간 것과 다름없다"며 일종의 배임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IB스포츠는 사표를 제출한 K씨에 대해 '수리'가 아닌 '파면조치'를 내린 상태다.

이와 관련 IB스포츠 윤석환 부사장은 "K씨는 회사 초창기 때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회사의 이익보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 일을 했다고 생각된다"며 "K씨를 상대로 민·형사상에 대한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IB스포츠는 김연아와의 계약 연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당사자가 4월 중순 사표를 제출하고 김연아와 함께 별도의 소속사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심각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IB스포츠 매니지먼트 계약, 임직원 구속력 없어" = IB스포츠가 전 임원인 K씨에 대해 배임 혐의로 고소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부 언론은 김연아가 지난 2007년 3년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서에 <회사내에서 18개월 이상 김연아와 일을 한 IB스포츠 직원은 김연아의 계약이 끝난 후에도 2년 간 같은 업무에 종사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이 삽입됐다고 밝혀, 실질적으로 K씨가 계약 내용을 위반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올댓스포츠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지안의 이상훈 변호사는 "김연아와 IB스포츠간 맺어진 매니지먼트 계약에 K씨는 해당사항이 없다"며 "자꾸만 배임 혐의로 몰고 가는 IB스포츠의 행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변호사는 1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연아)선수는 18월 이상 선수와 같이 일한 IB스포츠 임직원과 계약 종료일로부터 2년 동안 별도의 대행 계약을 맺으면 안된다>는 조항은 분명이 삽입돼 있으나 계약 당사자도 아닌 임직원이 주체로 명시, <김연아의 계약 종료 후 2년 간 같은 업무에 종사해서는 안된다>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선수와 소속사간 매니지먼트 계약이지, 해당 회사의 임직원 행동 강령을 못박은 계약서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연아-K씨, 별도 대행 계약 맺으면 문제" = 이 변호사는 "오히려 김연아가 K씨와 별도의 대행 계약을 맺을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K씨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일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댓스포츠에 관련 사실을 문의해 본 결과 K씨는 회사에서 매니지먼트 업무가 아닌 고문(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또다른 (K씨와 IB스포츠 간)근로계약에 기반한 주장이라면 모를까. 선수의 매니지먼트 계약이 전 임직원에게 구속력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논리"라며 "IB스포츠도 이같은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자꾸만 이같은 얘기를 반복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IB스포츠로나 법원으로부터 소장이 접수됐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며 "K씨가 배임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질 경우, IB스포츠에서 K씨에 대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저질렀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만큼 (IB스포츠에서)신중한 결정과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IB스포츠는 이 변호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현재까지 K씨에 대한 고소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 그러나 스포츠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연아 선수의 이탈로 IB스포츠의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IB스포츠가 K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