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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들 띠동갑 결혼 앞과 뒤" 주영훈♥이윤미 띠동갑 커플…(일요신문 6월 25일자)

  •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요즘은 '띠동갑'끼리 결혼해도 별 흉이 되지 않습니다. '띠동갑'이라는 용어는 닭띠·용띠·말띠 따위 사람이 태어난 해의 띠(사람이 태어난 해를 열두 지지(地支)를 상징하는 동물 이름으로 이르는 말)가 같다는 의미로, 주로 12살 차이가 나는 경우에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24년, 36년 차이가 나도 띠동갑이 되기는 마찬가지겠습니다.
    그런데 이 띠동갑이란 말의 본뜻은 이와 달리 한 살 차이를 가리키는 '자치동갑'을 이르는 말이랍니다. '자치동갑'이란 "'한 자쯤 되는 물건'이나 '얼마 차이가 안 된다'는 뜻의 순우리말 '자치'에 '동갑'을 붙여 엇비슷한 나이를 가리켰다"기도 하고, "자칫하면 동갑이 될 뻔 했다 하여 한 살 차이의 동년배를 뜻한다"고도 하네요. 키가 비슷하여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뜻의 '어깨동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자치동갑' '어깨동갑'이 이미 퇴화한 용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만, '띠동갑'의 본래 뜻은 알고나 쓰는 게 좋을 듯합니다.
    '띠동갑'과 비슷할 듯한데 전혀 다른 뜻을 가진 '해동갑'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해동갑'의 해는 년(年)이 아니라 태양(太陽)을 가리키는 말이며, 태양과 동갑(같은 나이)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태양이 떠서 질 때까지 태양과 같이 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도 '해가 질 때까지의 동안' '어떤 일을 해 질 무렵까지 계속함'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해동갑'으로 밭일을 하다."
    "'해동갑'으로 시내에 벌이를 나갔던 상이자들이 저물기와 동시에 꾸역꾸역 정양원으로 되돌아오고들 있었다."(박태순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
    '해동갑'의 동사형 '해동갑하다'는 '해가 질 때가 되다'로 풀이됩니다. "유치원 갔던 손자가 피아노학원과 태권도장까지 갔다가 '해동갑하여' 집에 돌아왔다"와 같이 쓰면 되겠습니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자치동갑' '어깨동갑' '해동갑'같은 아름다운 우리말들 되살려썼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