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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라오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던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의 20대 봉사단원이 사실은 타살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신 발견 당시에는 현지 경찰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힌 사건이었다.외교부는 지난 4일 “라오스 경찰이 현지 공관으로 ‘3일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용의자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라오스 경찰에 검거된 용의자는 태국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얼마나 외국인 대상 범죄를 우습게 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여서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KOICA 봉사 단원이었던 A씨(27세, 여)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KOICA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라오스 경찰은 ‘심장마비’로 결론짓고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 하지만 시신을 되돌려 받은 한국 정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시신을 부검한 결과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라는 소견이 나오자 경찰 관계자를 현지로 급파했다.
라오스에 간 경찰 관계자와 현지 공관의 외교관들은 A씨가 숨진 장소 주변의 CCTV 영상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찍힌 영상을 확보, 라오스 당국에 통보한 뒤 “엄정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당황한 라오스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한 결과 A씨의 숙소에 침입한 사람이 태국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지난 3일(현지시간) 범인을 붙잡은 것이다.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주한 라오스 대사를 불러 범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라오스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과 KOICA 봉사 단원에 대한 안전조치 강화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라오스에서 일어난 KOICA 봉사 단원 살해 사건은 외교부와 경찰의 노력 덕분에 해결될 수 있었지만, 인도차이나 반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인이 살해 또는 실종되어도 부패한 현지 경찰들 때문에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현지 한국인들의 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