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불가’ 스마트폰 ‘보잉 블랙폰’ 시험 중

도청이 불가능한 스마트폰이 존재할까. 현재 이베이 등 해외에서 판매 중인 ‘블랙폰’은 美‘사일런트 서클’이라는 업체에서 만든 것으로 ‘보안 스마트폰’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치명적인 보안 허점이 드러나 그 명성에 흠집이 났다.

‘사일런트 서클’의 블랙폰이나 2003년 국내에서 잠깐 화제를 모았던 팬택의 이중 비화폰 S600 등은 민간에 판매하는 것이라 그런지 보안상 문제가 뒤늦게 발견됐다. 이와는 별개로 미국에서는 정보기관 및 군 관계자, 고위 정부 인사들만을 위한 ‘보안 스마트폰’을 군수업체들이 개발했다.

美매체 ‘24/7 월스트리트 닷컴’과 ‘디펜스 원’ 등은 “현재 보잉社가 개발한 스마트폰 ‘블랙’이 현장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잉社는 F-15K와 F/A18, B-787 등을 만들어 내는 그 비행기 회사다.

美매체들에 따르면, ‘보잉 블랙폰’은 2014년 2월부터 본격적인 현장 시험을 시작, 현재 몇몇 정보기관 요원과 정부 인사들이 사용 중이라고 한다. 美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인증도 최근에 마쳤다고 한다.

美매체들에 따르면, ‘보잉 블랙폰’은 현재 군 고위인사들 사이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으며, 높은 보안성 덕분에 호평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에 美정보기관과 군은 물론 정부 계약업체 관계자들로부터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美사이버 사령부 사령관인 마이클 로저스 제독(해군 대장)과 국방정보체계국 알란 린 국장(육군 중장) 또한 ‘보잉 블랙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보잉 블랙폰’은 개발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계획이 공개된 2014년 초 보잉社는 스마트폰 체계를, 록히드 마틴社는 단말기보다는 암호화된 통신 중계기 개발을 맡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후 보잉社는 수많은 IT 전문가들의 관심 속에서도 소리 없이 블랙폰을 개발해 왔다. 간간히 ‘보잉 블랙폰’에 대한 소식도 새나왔다.

이에 따르면, ‘보잉 블랙폰’은 군사용 규격(MIL-STD)을 충족할 정도로 튼튼하고, 다양한 용도의 ‘슬립’으로 일반 스마트폰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확장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치 스마트폰 보호덮개처럼 생긴 ‘슬립’ 가운데는 배터리, 위성통신, 영상촬영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고 알려졌다.

더욱 놀라운 점은 보안성이었다. ‘보잉 블랙폰’끼리 통화를 할 때 내용이 암호화되어 도·감청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만약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경우에는 원격으로 내부의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은 물론 ‘물리적으로 하드웨어를 파괴’할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사업가와 IT 기기 매니아들은 ‘보잉 블랙폰’을 어떻게 구입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로 ‘보잉 블랙폰’은 2개의 SIM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군사용 규격(MIL-STD) 등급도 높다고 한다.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아쉬운 부분은 화면 크기와 무게, 가격이다. 화면은 4.3인치로 작은 반면, 길이 131.9mm, 폭 67.7mm, 두께 13.25mm, 무게는 170g로 두껍고 무거운 편이다. 가격 또한 600달러 선이라고 한다.

하지만 ‘보잉 블랙폰’이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보잉社에서 제공하는 보안 서비스를 써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가격은 2,000달러 선까지 뛴다. 게다가 이는 주로 정보기관이나 군 등 정부 계약을 통해 제공된다.

‘보잉 블랙폰’이 민수용으로 풀리는 것을 기다리기 어렵다면, 아쉬운 대로 사일런트 써클에서 새로 내놓은 ‘블랙폰 2’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 또한 美현지에서 500달러 내외에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