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4당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연이은 일탈을 공격하는 데 화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당은 17일,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과 관련, 영부인과의 연관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고등학교 동창 사이인 손 의원과 김정숙 여사의 친분에 대한 주목이다.
한국당은 '재판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서영교 의원을 함께 묶어, 일련의 여당 비리 의혹 사태를 '김혜교 스캔들'로 명명하기도 했다. '김'정숙+손'혜'원+서영'교' 스캔들이다. 한국당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여당 의원들이 본인의 지위와 정보를 이용해 '권력의 사유화'를 했던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가진 여러 측면을 다 보여주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영부인의 친구로서 위세를 얻고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며 "단순 부동산 의혹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손혜원은 영부인 친구이자 친문 실세" 집중 포화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손 의원은 여당의 단순한 초선 의원이 아니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첫 행보가 숙명여고 동창회를 간 일이었다. 손 의원은 여당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경위 자체도 동창인 김정숙 여사 부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초권력형 비리인 셈"이라고 했다.
서영교 의원 사건과 관련,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적폐 대상이었던 사법농단을 여당 실세 의원이 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며 "사법 농단의 실체는 여당이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하고, 서영교 의원도 진실을 제대로 이야기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손혜원·서영교 두 실세 의원들의 스캔들로 정말 국민들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사실 김정숙 여사가 있었기에 손 의원이 이런 일을 한 것이라 본다. 저는 이번 두 의원의 사건을 '김혜교 스캔들'이라 명명하고 싶다. 김은 김정숙 여사고 혜는 손혜원, 교는 서영교 의원"이라고 꼬집었다.
장제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차하면 목포를 다 사셨겠다. '권력의 사유화'는 이럴 때 딱 어울리는 단어"라며 "국회의원 한명 파면시키려고 국민이 이 추위에 촛불들고 광화문 갈 수는 없지 않냐.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구차한 변명보다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수사 받는 것이 도리"라고 일갈했다.
-
바른미래·평화·정의 "의원직 내려놔야"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손 의원이 목포 문화재거리 지정 전 8채 건물을 사들인 것은 부패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패방지법 제50조 '업무상 비밀이용의 죄'는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익을 취득하게 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손 의원은 영부인의 친구이자 친문의 상징같은 여당 실세"라며 "자연을 사랑해서 땅 투기를 했다는 전설적 어록에 이어 '문화재를 사랑해서'라는 변명도 가히 손혜원스럽다. 손 의원은 목숨을 건다는 협박에 앞서 의원직 사퇴가 먼저"라고 맹비난했다.같은당 홍성문 대변인은 "박근혜 정권을 강하게 비난하던 민주당의 민낯"이라며 "서민의 대변인을 자처했던 서영교 의원의 본 모습은 권력을 이용해 주변인만 챙기는 구태 정치인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서영교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해 특권을 휘두르는 자리 정도로 착각하는 듯하다"며 "입법부와 사법부 일원이 재판을 두고 짬짬이 거래하며 헌법을 흔든 것은 전대미문의 중범죄로 그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민주당 "손혜원·서영교에 소명 기회 줘야"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이 불거진 지난 16일부터 사무처 차원에서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으나, 17일 오전 돌연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미뤘다. 손혜원, 서영교 의원이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들에게 소명기회를 준다는 차원이다.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영교 의원은 큰 쟁점이 없고 사실관계가 명확하다"고 했다. 손 의원과 관련해서는 "어제 오늘 사이 굉장히 많은 해명이 이뤄져서 오늘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내일 최고위원회에서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의원 징계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징계는 아니고 사보임이나 당직을 내려놓는 부분에 대해서만 논의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와 엮지말라"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판이 아무리 혼탁하다 하더라도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와 선이 있다. 그 선을 지켜달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나경원 의원이 초권력형 비리라는 표현을 썼던데, 그러한 발상이야말로 초현실적 상상력"이라며 "당에서 판단할 문제이고 저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다만 나 의원이 김정숙 여사에 대한 말을 했기 때문에 이런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