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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부동산 투기 의혹 외에도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야권은 "도저히 의원직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는 분위기다.
당초 손 의원이 받았던 부동산 투기 의혹은 9건, 그러나 하룻밤 새 20건으로 불어났다. 더구나 목포 문화거리 형성에 60억원의 쪽지예산이 투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은 '손혜원랜드'로 불리면서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손 의원은 또 피감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에 특정인 인사 압박을 가한 의혹의 중심에도 선 상황. 여기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 예산안에 없던 60억 반영된 목포 문화거리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 근대문화자원 활용 관광자원화사업은 예산 심의에 없던 쪽지예산"이라며 "손 의원이 국회의원 직위를 이용해 전형적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예산을 쪽지예산으로 밀어넣은 것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쪽지예산은 국회 각 상임위 혹은 예산결산특별위 심사 과정에서 근거가 없는데, 추후 반영된 예산을 뜻한다. 사실상 '민원성 예산'으로 통용된다. 그런데 정부 예산안에 없던 '목포 문화거리' 예산이 이 쪽지예산 형식으로 편성됐다는 것이다.
송 의원에 따르면, 목포 문화거리 관련 예산은 총 60억원 규모다. 국비 50%와 지방비 50%가 투입된다. 송 의원은 "지난해엔 국비 7억, 올해는 10억원이 배정됐고, 내년에 나머지 국비 13억원이 배정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손 의원 측근들이 2017년 3~9월 대상지역을 집중적으로 매입했고 2017년 말 국회에서 해당지역 지원 쪽지예산이 편성됐고 이후 2018년 해당지역은 문화거리로 지정됐다"며 "용의주도하게 진행됐다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정황"이라고 말했다.
피감기관에 인사개입 정황
뿐만 아니다. 손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도 정면으로 마주했다. 2017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보존처리 업무를 담당하던 학예연구사 A씨를 중앙박물관에 취업시키고자 했다는 내용이다.
손 의원이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A씨 인사문제를 거론한 사실이 회의록을 통해 드러나며 이는 신빙성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11일 국립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손 의원은 "우리나라 박물관에서 이렇게 수리하다 쫓겨난 사람이 지금 민속박물관에 가 있다. A씨는 우리나라 유물 수리에 최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가지고 있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A씨는 나전칠기 장인의 딸이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서울 용산구 나전칠기박물관장을 맡은 이력이 있고, 당시 나전칠기 장인이던 A씨의 부친과 친목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박물관은 "손 의원의 인사 요구가 부당하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피감기관이다. 손 의원과 A씨는 지난해 5월 국립문화재연구소, 11월 국립민속박물관 비용으로 함께 일본 출장을 가기도 했다. 출장비용은 각 피감기관이 부담했다.
부친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도 '의혹'
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문제도 의혹으로 떠올랐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내고 "손 의원이 여당 국회의원 신분이던 지난해, 손 의원 부친이 독립유공자 심사를 통과해 건국훈장이 수여됐다"며 "과거 여러 번 신청했다 모두 탈락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권력형 특혜가 아니면 설명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의 부친 손용우(1997년 작고) 씨는 지난해 광복절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애족장은 5등급의 건국훈장 중 5등급에 속한다. 애족장 수상자에게는 매달 240만6000원, 사망시 배우자에게는 151만8000원, 배우자 외 유족에게는 148만3000원이 지급된다.
손 의원의 부친인 손 씨는 1982, 1985, 1989, 1991, 2004, 2007년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보훈 신청을 했으나 탈락했다. 입증자료가 미비하고, 광복 이후 행적을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손씨는 문재인 정권 들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마지막으로 심사에서 탈락한 지 11년 만이었다.
손씨의 광복 후 조선공산당 공산청년동맹 서울지부 청년단원으로 활동한 특이한 이력이 있다. 사회주의 경력이 있는 인사는 독립유공자 선정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손 의원이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한 지난해 2월로부터 4개월이 지난 6월, 보훈처는 사회주의 활동 이력이 있는 인사도 유공자로 포상할 수 있도록 대상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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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청와대·민주당 반응 의아해"
이를 두고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입을 다물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난 17일 민주당의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야권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당초 손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던 야권은 "이는 초권력형 게이트다. 단순히 손혜원 의원 선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상임위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초권력형 비리가 의심된다고 했더니 청와대가 매우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의아하다"며 "민주당은 재판청탁 의혹을 받은 서영교 의원은 징계했는데, 손 의원에겐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 면죄부를 줬다.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문체위·국토위·행안위에서 예산 배정 과정에 있어 손혜원 의원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진상을 밝히는 게 우선이다. 관련 상임위 소집을 요구할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에도 뭉개고 방어하기에만 나선다면 이는 의혹을 확대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례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손 의원의 초권력형 비리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징계는커녕 셀프 면죄부를 줬다. 청와대 역시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야당을 공격해 사건을 축소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 역시 "한 초선 의원의 비리의혹일 뿐인데, 청와대와 민주당이 총동원돼 엄호하고 있다. 무엇이 두렵나"라며 "비리 의혹에 공분하는 국민들에게도 '무엇을 걸 건지' 말할 건가. 민주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사건을 '손탐대실'로 정의했다. 김 대변인은 "썩을 대로 썩은 민주당은 덮을 것을 덮어라, 민주당은 손혜원을 엎고 국민을 잃은 셈이다. 내일은 또 몇 채가 더 나올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쫄지 않는다"는 손...한국당 '손혜원 게이트 진상규명 TF' 꾸려
손 의원은 이에 "쫄지 않고 결백을 밝히겠다"며 대응하고 있다. 손 의원은 이날 아침 YTN 라디오에 출연해 "엄청난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다. 제 편들이 많다. 저를 아니까"라고 밝혔다. 당의 조치와 관련해서는 "저를 믿고 이렇게 판단해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자유한국당은 이번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당 차원에서 총력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TF 회의를 하고 '손혜원랜드 게이트'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당 TF는 △목포 문화재거리 선정 사전 정보유출·압력행사 여부 △창성장 차명거래 여부 △중앙박물관 특혜채용 지시 여부 △부패방지법·국회의원 겸직금지 등 법리적 사항 위반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