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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지지받지 못하면 대선불출마·정계은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소가 웃을 소리"라고 일축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8일 '호남의 심장부' 광주를 찾았다. 그는 이날 오후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그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같은날 오후 국민의당 최경환 후보(광주 북을) 지원유세를 위해 광주를 찾은 박지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소를 많이 키우나보다"라며 "갑자기 광주를 찾아온 문재인 전 대표가 소가 웃을 소리를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전 대표의 조건부 대선불출마·정계은퇴 선언이 있은지 불과 3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박지원 의원은 최경환 후보 찬조연설을 통해 그 의도를 파헤치며 맹렬하게 쏘아붙였다.
박지원 의원은 "며칠 전부터 문재인 대표가 '광주에 온다', 김종인 대표는 '가지 마라' 군불을 떼는 걸 보고 '광주시민을 자극해서 문재인 대표가 오면 달걀이라도 하나 던지게 하려는구나' 생각했다"며 "현명한 호남 사람들은 문재인 대표(의 호남 방문)에 과민반응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조건부 대선불출마·정계은퇴 선언의 의도에 대해서는 "총선에서 더민주가 패배할 것을 알고, 반성은 없이 그 책임을 광주시민과 호남인들에게 돌리고 대통령 후보로 나오려고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다음에 또 자기가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광주시민과 우리 호남 사람을 속이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총선에서 실패하면 정계를 떠나고 대통령 후보도 안 나오겠다, 이런 말은 광주시민을 무시하고 호남 사람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소가 백 번이나 웃을 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도 같은날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을 평가절하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을 "사사로운 대권 행보의 일환"이라며 "광주시민들은 대단히 냉담하고 '왜 찾아왔느냐'며 비판하는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이날 문재인 전 대표가 5·18 신묘역에서 무릎을 꿇긴 했지만 직후 구묘역을 나오면서 취재진과 만나 "광주시민의 힘으로 단일화해달라"며 국민의당을 사실상 '야권 분열 세력'으로 매도한 것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그 당시에 대표를 사퇴하고 친노를 청산했더라면 (당이 쪼개지는) 오늘 같은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며 "광주에 와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는 없었다"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덧붙여 "호남 민심이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대선에 불출마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것은, 아직 호남 민심이 본인을 지지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가"며 "민심을 진단하지도 못하는 분이 무슨 대권 후보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